노지감귤값 1만1000원대서 굳어지나
품질하락·소비부진…출하 이후 가격 반등 고전
내달 설 겨냥 수확 저장물량도 품질관리 ‘비상’
노지감귤 가격이 새해들어서도 정체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수확기 잦은 비 날씨와 눈 등으로 품질이 떨어진데다 소비심리도 가라 앉아 가격 반등이 어려운 상황이다.
6일 농협 제주지역본부(본부장 강덕재)와 제주도감귤출하연합회 등에 따르면 이날 서울 가락동 도매시장을 비롯해 전국 주요 공영도매시장에서 형성된 상품(10㎏) 평균 경락가는 1만800원으로 전날보다 800원 하락했다.
새해들어 경락가는 2일 1만900원에서 3일 1만1300원으로 소폭 상승한 후 5일 1만1600원으로 오름세를 이어갔지만 6일 다시 1만1000원대 밑으로 떨어졌다.
이에 따라 작년 10월 이후 노지감귤 평균 경락가는 5일 기준으로 1만1399원으로 작년 같은기간(1만3838원)과 견줘 17.6% 낮다. 또 2012년산보다도 8.8% 하락한 수준이다.
조생감귤이 본격 출하되기 시작한 작년 12월 이후 하루평균 출하물량이 3000t 대를 유지하면서 2013년산보다 적은 점을 감안하면 이 같은 가격 약세는 다소 의외의 상황으로 풀이되고 있다.
결국 가격 고전은 맛 등 품질이 지난해에 비해 다소 떨어지고 소비부진이 장기화된 까닭으로 분석되고 있다
농협과 도매시장 관계자들은 출하량은 예년에 비해 오히려 줄어든 상태인데도 가격이 기대처럼 반등하지 않는 것은 극조생 출하 당시부터 소비자들에게 각인된 품질 영향이 크다고 지적하고 있다.
작년 성숙기와 수확기에 비날씨 등으로 품질이 떨어진 감귤이 시장에 출하되면서 소비자들의 기대에 못 미친 여진이 지금까지 이어진다는 얘기다.
여기에 세월호 사고 이후 침체된 소비심리도 여전해 가격반등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출하되는 감귤도 비와 눈을 맞은 상태로 수확한 후 건조 등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해 부패과 발생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결국 극조생 품질에 실망한 소비시장 분위기가 조생 출하 이후에도 이어지면서 전체 노지감귤 시장이 침체되고 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에서는 가격 하락과 소비 부진 등의 여파로 지난달 감귤 매출이 2013년 12월보다 16.6% 감소했다.
같은 기간 롯데마트의 감귤 매출도 7.3% 줄었다. 또 감귤은 지난해 처음으로 롯데마트 12월 과일 매출 순위에서 1위 자리를 딸기에 내주고 2위로 내려앉았다.
노지에서 수확한 제주 감귤의 품질이 예년보다 좋지 않아 매출 하락으로 이어졌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문제는 설(2월 19일)을 겨냥해 저장용으로 최근 수확한 감귤의 경우도 품질관리에 비상이 걸렸다는 점이다. 수학시기에 쫓겨 비와 눈을 맞은 감귤이 대거 수확됐지만, 건조 등의 관리가 부실해 부패가 우려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산 노지감귤 경락가는 앞으로 1만1000원대 안팎에서 소비시장 분위기에 맞춰 소폭의 등락을 거듭하면서 고착화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