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회 ‘예산문제’ 해결 나서라

2015-01-04     제주매일

2015년 을미년 새해가 시작됐다. 행운을 가져온다는, 60년만에 맞은 ‘청양(靑羊)의 해’다. 하지만 제주도민들은 새해 시작부터 기분이 좋지 않다. 제주특별자치도 2015년도 예산안 처리를 두고 붙었던 집행부와 제주도의회간의 ‘예산 전쟁’의 결과가 도민들의 고통으로 나타날 것임이 명약관화하기 때문이다.

도의회는 지난달 29일 집행부가 제출한 3조8194억원 규모의 2015년도 예산안 가운데 1682억원을 삭감한 수정안을 통과시켰다. 1682억원 규모의 삭감액은 제주도 사상 최대 규모임은 물론 본예산 대비 4.4% 비율은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문제는 삭감의 ‘무자비함’이다. ‘단체장의 동의 없는 예산 증액 및 신설 불가’라는 집행부의 원칙에 408억원 규모의 ‘의원 쌈짓돈’ 챙기기에 실패하자 의회가 맞대응하다보니 삭감하지 말아야할 ‘민생’ 예산까지도 싹둑 잘라버린 탓이다.

문제는 “집행부도 아파봐라”며 자른 예산으로 인한 아픔이 공무원보다 도민, 서민, 그리고 사회적 약자에게 더 크게 다가올 것이라는 점이다. 도청 소통정책관 소관 예산이 23억7300만원 가운데 95%인 22억4900만원이 삭감되는 한편에선 사회보장적 수혜금인 여성장애인 출산장려금과 노인·장애인·다문화·보훈단체 등 사회복지 예산도 대거 잘려나갔다.

이처럼 비상식적인 결과를 도출해낸 도의회를 보면서 개탄을 금할 수 없음을 지적한다. 자신들의 뜻이 관철되지 않는다고 도민을 볼모로 예산 전쟁을 확산시킨 것은 어불성설이다. “도민들을 하늘처럼 받들겠다”는 도의회 간판의 문구가 공허함을 넘어 조롱으로 들릴 정도다.

하지만 도의원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라고 믿는다. 그리고 그러한 정황들이 나타나고 있다.

한마디로 ‘눈에는 눈, 이에는 이’ 격으로 맞받아친 행태에 대해 “너무 속이 뻔히 들여다보이는 수”라는 의회 내부에서 자성의 소리가 들린다.

이유를 막론하고 집행부와 도의회가 예산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 움직일 것을 것을 촉구한다. 싸우는 ‘고래’들이야 견딜만하겠지만 그 와중에 등이 터지는 사회적 약자 등 도민들은 하루 하루가 힘들다. 내부보유금을 풀기 위한 ‘원 포인트’ 추경이든 재의든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일이 추진돼야 함을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