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元 도정 ‘소통’ 뒤로 하고 ‘원칙’ 주장
언론 통해 다른 문제 양산·갈등 키워”

구성지 제주도의희 의장 대규모 예산 삭감 입장 밝혀
“의원도 사람 감정 앞설 수 있어” 보복심리 작용 시사

2014-12-30     박민호 기자

제주특별자치도의회가 제주특별자치도의 내년도 예산안 1682억원 규모를 감정적으로 삭감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예상된다.

구성지 도의장은 30일 오전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지난 29일 대규모 예산삭감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이 자리에서 구 의장은 “지금까지 원도정은 ‘소통’은 뒤로하고, ‘원칙’만 주장해 왔다”면서 “특히 도의회와의 대화 통로를 언론을 통하면서 다른 문제를 양산하고 갈등을 키워왔다”고 주장했다.

구 의장은 그러면서 “지난 28일 예결위 계수조정안에 대해 (의회와)조정이 가능했음에도 제주도는 기자회견을 열고, ‘부동의’ 입장을 밝혔다”면서 “의원들도 사람이다 보니 ‘이성’보다는 ‘감정’이 앞설 수 있는 것 아니냐.

이런 갈등이 커지다 보니 예산안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고 수정 예산안 심사과정에서 ‘보복 심리’가 작용했음을 사실상 인정했다.

구 의장은 “어제(29일) 오전 본회의를 앞두고 예산안 절충을 위해 원 지사에게 전화를 걸어 만나자고 했더니 (도청으로)오라고 했다”면서 “돌이켜보니 내가 갈 상황이 아니라 원 지사가 도의회로 찾아와 협조를 구했어야 맞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구 의장은 또 “도지사와 (협상이)잘 진행됐더라면 정말 예산 개혁 원년이될 수 있었을 것”이라며 “하지만 메신저(전달자)가 제 역할을 못했고, 서로의 오해가 쌓이면서 문제가 꼬였다”고 주장했다.

제주도의회는 이번 대규모 예산 삭감이 ‘준예산’ 사태에 따른 도민 피해를 막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 이면에 도정을 향한 불편한 감정이 자리 잡고 있었음이 밝혀지면서 향후 집행부와의 관계에서 또 다른 갈등이 예고되고 있다.[제주매일 박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