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洞 평준화고 신설 땐 읍면고 황폐화"

고교체제개편 첫 도민토론회

2014-12-29     문정임 기자

"동지역 8개교 집중이 문제…읍면고 특화가 정답"

"10년 이상 지속가능한 활성화 정책 등 발굴해야"

 

제주도 고교체제 개편을 위한 첫 도민토론회에서 토론자들은 '읍면지역 고교의 특화전략 찾기'를 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반면 제주시 동지역 평준화고 신설 논의에 대해서는 학생 수 감소와 읍면고교 고사 가속화 등을 이유로 토론자 모두 반대 의사를 표했다.

29일 제주도교육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이날 토론회에서 부공남 제주도의회 교육의원은 "제주도 고교체제 개편의 핵심은 읍면지역 10개교의 경쟁력 강화"라고 주장했다.

부 의원은 "동지역 일반계고를 신설할 경우 당장 평준화고 입학비율은 높아지겠지만 점차 학생 수가 줄어들면서 결국 읍면지역 고교의 황폐화가 가속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부 의원은 "제주지역 고입의 문제는 수요자들이 가고 싶어하는 학교가 동지역 8개교에 집중되는 현상에 있다"며 "학생들이 가고 싶어 학교를 늘리면 해결된다. 읍면 고교 특화가 정답"이라고 말했다.

부 의원은 그러나 "이번 고교체제 개편 과정에서의 읍면 고교 특화는 30년 뒤를 살아갈 아이들에게 필요한 기술과 지식이 무엇인지를 고민해 그에 맞는 방향을 찾는 심도있는 작업이 돼야 한다"며 "여기에는 이미 설치된 특성학과를 다시 정리하는 개편 작업도 포함된다"고 강조했다.

강석창 JIBS 보도국장도 읍면 고교 경쟁력 강화를 현 제주지역 고입 문제의 해결 방안으로 제시했다.

강 국장은 "읍면 고교의 특성화 방안을 찾되, 능력있는 교사와 의욕있는 교장을 배치하고 이들에게 대한 인센티브를 주는 한편, 제주시 학교들보다 월등히 좋은 시설을 갖춰야 아이들의 시선을 확실하게 끌 수 있다"고 조언했다.

또 "읍면 고교의 선호도를 높이려면 제주대학교가 전국 평균에 비해 턱없이 낮은 수시모집 비율을 끌어올려 읍면 고교 학생들의 대학 진학률을 높여야 한다"고도 말했다.

교육 현장에서 중3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강정희 한라중 교사는 "특성화고를 원하는 학생은 100명 중 10명이 채 되지 않는다. 이는 현재 제주의 특성화고들이 특성화고에 대한 학생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 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지적하고, 이번 읍면 고교 및 특성화고 개편은 현재 도내에 없는 다양한 교육 수요자들의 욕구를 수용하는 방향으로 적어도 10년이상의 지속가능성을 염두에 둔 학교 활성화 정책을 발굴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날 주제발표를 맡았던 성기선 가톨릭대 교수는 "단순히 좋은 교사진을 보내 읍면 고교의 대학 진학 비율을 높이는 정도로는 제주시 동지역 일반계고의 아류가 될 수 밖에 없다"며 "오랜 세월 고착된 제주도민들의 인식을 깨고 읍면 고교와 특성화고로 학생들을 유인하기 위해서 보다 중장기적 특화전략을 짜야한다"고 충고했다.

한편 이날 첫 토론회에서는 고입 선발시험과 내신을 1:1 비율로 반영하는 현재의 제주시 동지역 인문계고 전형 체계에 대해서는 집중적인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제주매일 문정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