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천재 건축가’ 유작보자” 외국관광객 북적

성가족성당·구엘공원·피카소 미술관 등은 손꼽히는 명소
로컬가이드 동행은 필수 정확한 정보 전달…제주와 대조
“세계인의 제주되려면 관광자원 발굴·재조명은 필수”

2014-12-25     진기철 기자

스페인은 문화자원을 관광경쟁력의 가장 큰 동력 가운데 하나로 삼고 있는 나라다.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유산의 수가 세계 2위권인 문화관광대국이다. 제주는 특색 있는 문화 유산을 상당수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세계문화유산이 없는 실정이다. 문화유산을 재정비하고 문화관광지로의 도약이 필요한 시점이다.

지난해 스페인을 찾은 외국 관광객은 약 6000만 명에 달한다. 미국, 프랑스에 이어 세계 3위를 자랑한다. 관광수입은 스페인 총 GDP(국내총생산)의 10%를 차지한다.

특히 지중해변에 위치한 바르셀로나는 관광대국 스페인에서도 가장 많은 외국 관광객이 찾는 도시다. 지난해의 경우 약 760만 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찾았다.

바르셀로나의 외국인 관광객 유입은 무엇보다 접근성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바르셀로나 공항, 바르셀로나 국제항구가 위치해 있고, 파리, 밀란, 취리히로 연결되는 국제편 열차가 시내 중심에 자리잡고 있다.

바르셀로나는 휴양도시로서의 특징만 갖고 있는 것이 아니다. 구도심 ‘고딕지구’에 가면 ‘산따 마리아 델 마르 성당’ 등 고딕양식 건물들이 고풍스러운 자태를 뽐낸다. 사이사이 골목길은 마치 중세의 골목길을 보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한다. 미관을 위해 간판도 최소화한 점이 눈에 띈다.

여기에 격동의 시기였던 1800년대 말에서 1900년대 초반에 지어진 세계적인 건축가 가우디의 ‘구엘공원’, ‘성가족성당’, ‘까사밀라’ 등과 같은 건축물들은 바르셀로나를 다른 도시와 차별화시키는 또 다른 아이콘이다. ‘스페인은 가우디다’라고 말 할 정도로 가우디의 작품이 곳곳에 살아 숨 쉬고 있기 때문이다.

가우디가 남긴 작품들은 대부분 개축이나 공사를 끝까지 마무리하지 못한 미완의 상태다. 100년이 지난 지금도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성가족성당이 그렇고 구엘공원이 그렇다.

성가족성당은 건설 초기에는 개인에 의한 기부로 건설되다가 현재는 방문객의 입장료로부터 얻은 수익금이 건설비용으로 충당된다. 완공은 오는 2026년께나 이뤄질 예정이다.

특히 건축물 보전을 위해 시간당 1200명(성수기 1500명)으로 입장을 제한하고 있지만 작년에만 317만 6000여명이 방문했을 정도다.

성가족성당의 마케팅실 마릴리 콜(Marili Guerrero Coll)씨는 “성가족성당은 주요 관광지이기도 하지만 가우디 건축물이라는 문화적 가치와 더불어 종교적 가치를 알리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스페인은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도시답게 피카소, 미로, 달리 등의 예술적인 향기로 가득하다.  문화와 역사가 살아 숨 쉬는 도시가 바로 바르셀로나다.

이 가운데 피카소 미술관은 많은 예술인은 물론 관광객들로 넘쳐난다. 미술관은 바르셀로나 몬트카다 거리에 위치해 있으며 소장품만 피카소의 초기 작품을 중심으로 약 3800여 점에 달한다.

이들 중심에는 람블라스 거리가 있다. 바르셀로나 북쪽 카탈루냐 광장에서 남쪽 항구의 포르탈 데 라 파우 광장까지 약 1km 길이로 우측으로는 고딕지구, 좌측으로는 라발지구가 위치해 골목마다 바르셀로나 문화가 숨 쉬는 크고 작은 상점과 박물관들이 즐비해 있다.

스페인은 오랜 역사를 간직한 도시에 산재한 고대 건축물과 역사 인물 등을 관광상품화하면서 이들 건축물과 관광환경을 보전하기위해 건축고도 제한 정책을 펴고 있다.

이와 함께 바르셀로나는 주요 관광지(피카소 미술관, 성가족성당, 구엘공원 등)에 입장하기 위해서는 로컬가이드가 동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세고비아 등 스페인 내 몇몇지역의 경우는 길 안내조차도 로컬가이드가 동행하지 않을 경우 위법으로 간주 처벌하기도 한다.

로컬가이드는 EU국적으로 가짐과 동시에 까탈루냐어를 구사하고 일정 교육을 수료해야만 한다. 관광객들에게 정확한 정보와 함께 이야기를 들려줘 제주와는 대조된다.

제주는 어떤가. ‘성산일출봉=한라산’이라고 설명하는 무자격가이드가 판을 친다. 제주에 대한 역사와 문화를 올곧게 알리는 데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음이다.

이와 함께 역사와 문화를 접목한 제주지역 관광상품도 미흡,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다.

물론 제주해녀를 비롯해 이중섭, 추사 김정희, 김만덕 등 역사인물을 접목시켜 나름대로 역사·문화 관광지로의 도약을 꾀하고 있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스토리를 가미하고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콘텐츠가 부족,  단순 방문이나 대충 둘러보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제주에는 제주만의 독특한 돌담을 비롯해 원담, 동자석, 제주초가, 올레 등 독특한 문화가 산재해 있다. 또 아름다운 풍광뿐만 아니라 곳곳에 스며있는 설화들은 신비로움을 더한다. ‘신들의 고향’이라고 불리는 환상의 섬이다.

하지만 이 같은 역사, 문화자원에 대한 원형보존과 활용은 미흡한 게 현실이다. 문화유산에 대한 경제적 또는 정치적 활용가치를 우선시하면서 제주문화의 원형들이 변형 또는 왜곡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조사발굴과 더불어 가치를 재조명해 차별화된 관광자원으로의 활용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학계 관계자는 “제주가 자연과 더불어 역사·문화관광지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제주관광자원의 발굴과 재조명이 필요하다”며 “가장 제주다운 것을 살려야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제주매일 진기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