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기업 ‘단명’…절반 이상 2년내 문닫아
해마다 창업 급증하지만
과당경쟁으로 폐업 속출
무분별한 창업이 주요인
제주지역에서 창업한 기업 10곳 중 절반 이상은 2년을 넘기지 못하고 폐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침체와 ‘양질의 일자리’ 부족 등 지역적 특성으로 창업은 매년 급증하고 있지만 과당경쟁으로 인한 폐업이 속출하면서 창업과 폐업의 악순환 고리가 이어지고 있다.
24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3년 기준 기업생멸 행정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도내 신생기업 수는 9560개로, 전년보다 4.4%(406개) 증가했다.
전국평균(-0.4%)을 비롯해 15개 시·도가 모두 줄었지만, 제주만 유일하게 신생기업이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창업 활력을 나타내는 기업 신생률(신생기업/활동기업)은 지난해 14.8%로 전년보다 0.4%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2012년 기준으로 소멸기업 수는 8270개로, 기업 소멸률(소멸기업/활동기업)은 2012년에 13.0%로 전년보다 1.2%포인트 올랐다. 창업은 다른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지만 폐업도 그만큼 많다는 얘기다.
특히 도내 기업 가운데 절반 이상은 창업 후 2년 안에 문을 닫는 것으로 분석돼 생명력이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 기준 도내 기업의 1년 생존율은 59.6%로 전국평균보다 0.2%포인트 낮았다. 창업 기업 10곳 가운데 4곳은 1년가량 버티다 폐업하는 셈이다.
2년 생존율은 46.4%, 3년 생존율은 37.8%, 4년 생존율은 32.2%, 5년 생존율은 31.0%로 떨어졌다. 결국 창업 기업 가운데 69%는 6년 이상 생존하지 못하고 ‘단명기업’으로 사라지고 있다.
업종별로 작년 신생기업을 보면, 숙박·음식점업이 2992개로 전체의 31.3%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이어 도·소매업 27.5%(2632개), 부동산·임대업 14.6%(1392개), 운수업 4.5%(432개), 개인서비스업 4.2%(400개) 등의 순이다.
2012년 기준 소멸기업은 숙박·음식점업이 전체의 29.6%인 2452개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도·소매업 26.6%(2199개개), 부동산·임대업 13.7%(1136개), 개인서비스업 5.9%(492개), 운수업 4.5%(432개) 등이 뒤를 이었다.
신생과 소멸 기업 업종이 거의 같은 순위로 나타나 한정된 시장에서 과당경쟁이 심화되면서 창업과 폐업을 반복하고 있다.
창업 준비 등이 쉽다는 이유로 음식업과 도·소매업 시장에 뛰어드는 창업자들이 많지만, 상당수는 창업 1, 2년 안에 폐업 전철을 밟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한국은행 제주본부(본부장 정상돈)가 24일 내놓은 ‘11월 신설법인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신설법인은 115개로 전월보다 2개, 작년 같은 달과 견줘서는 무려 46개(66.7%)나 늘었다.
올해들어 지난달 말까지 누계로는 1118개에 이른다. 사상최대였던 작년 895개를 훌쩍 넘어선 규모다. 농림어업(20개)과 건설 및 전기·가스·수도사업(18개), 도·소매업(16개), 음식·숙박업(13개), 부동산·임대업(13개) 등의 순이다.
전문가들은 “수년째 지속되고 있는 창업열기가 신설법인 급증으로 이어지는 것은 지역경제 활력 회복 차원에서 긍정적인 현상일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무분별한 창업이 과당경쟁으로 연결돼 폐업과 창업의 악순환 구조가 이어질 경우 오히려 지여경제에 큰 부담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하고 있다.[제주매일 신정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