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델발트 1·2·3차 산업 어우러진 ‘관광객 천국’

등산·하이킹·겨울 스키어들로 항상 북적
1월 눈축제 시작으로 9월 치즈축제까지
체험통해 구매 유도 소득은 지역주민에게

2014-12-23     진기철 기자

관광산업을 미래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한 전략으로 융복합 관광이 떠오르고 있다.

전통적으로 1차 산업인 농업에 농산물을 가공해 식품으로 제조하는 2차산업과, 유통·체험관광 서비스인 3차 산업이 융합돼 지역경제 활성화는 물론 고용창출에 이바지하는 개념을 말한다.

스위스의 알프스 산악마을 그린델발트가 대표적이다. 그린델발트는 남쪽으로 베터호른과 아이거를 끼고 있는 산간 휴양도시로 해발 1043m의 위첸 계곡 가장 끝 부분에 위치해 이다. 이웃한 아우터부루넨과 함께 이 지역 등산 중심지로 대표적인 스키코스가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고대 독일의 켈트어에서 유래한 그린델(Grindel)은 우거진 수풀을 뜻하며, 울타리처럼 서 있는 나무들이 빗장같이 외부와 차단하고 있다는 뜻에서 그린델발트라 불리게 됐다. 비교적 평지를 이르고 있는 7130ha의 넓이에 아름답고 아담한 집들이 모여 있는 그린델발트는 베른 주에서 두 번째로 큰 산간 마을이다.

아이거, 융프라우, 묀히, 슐레크호른, 베터호른 등 알프스의 봉우리들을 거느린 전형적인 알프스 산악 마을이다.

여름에는 등산과 하이킹, 겨울에는 스키어들이 언제나 북적거리는 마을이다. 마을 주변 고원 지대에는 스위스의 전형적인 목축업과 전통적인 치즈 가공업이 아직도 성행한다. 역 앞을 가로질러 뻗은 하우프트 거리(Hauptstr)는 이 마을의 중심지로 호텔, 레스토랑, 상점들이 늘어서 있어서 각국에서 온 여행객들로 활기차다.

그린델발트는 인터라켄에서 융프라우요흐를 향해 가는 등산열차가 운행되면서 세계적인 관광지가 됐다.

예로부터 주민들은 목축으로 생활을 영위해 왔으며, 현재는 목축생활과 천혜의 자연환경을 바탕으로 한 관광산업이 활성화 돼 있다.

특히 지역 주민들이 주도하는 다양한 축제가 개최되면서 주민들의 수익창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곳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린델발트에서는 1월 세계 눈 축제로 한해 축제의 시작을 알린다. 이어 스노우 바이크 대회인 벨로게멜(Velogemel) 월드 챔피언십, 눈밭에서 열리는 스노우펜에어(Snowpenair) 가 2월과 3월 잇달아 열린다.

6월과 7월에는 지역에서 나는 자연과 지역적 산물을 이용해 작품을 만드는 란다트 페스티벌(Landart Festival)과 봄철 산악 페스티벌을 연이어 개최한다.

특히 9월에는 그린델발트 위 그로스 샤이덱 (Grosse Scheidegg)에서 여름 내 목동들이 만든 치즈로 축제가 벌어진다. 꽃으로 장식한 치즈 창고 오두막은 이색 볼거리로 알려져 있다. 관광객 등은 모두 치즈 맛을 보고, 알프스 치즈를 구매할 수도 있다.

6차산업형 농촌관광마을 사례는 추진주체 및 중심산업에 따라 여러 가지로 분류될 수 있다. 스위스 산악마을의 사례는 ‘2차 산업(치즈 가공) 중심의 주민주도형 관광’으로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공동 목축 후 생산되는 치즈를 9월께 마을 주민들에게 나눠주는 일정을 관광객들이 구경하고 소젖짜기 등을 체험하도록해 치즈를 구매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형식이다. 물론 체험·판매를 통한 소득은 지역주민들에게 돌아간다.

우리나라 임실치즈 마을, 서천 달고개 모시마을 등에서도 유사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

제주가 1200만 관광시대를 연 지금, 관광객 증가에 따른 열매는 일부 업체가 독식하다 시피하고 있다. 제주가 추구하는 고부가가치 관광산업의 현 주소를 말해주고 있다.

관광산업의 고부가가치화를 위해 관광시설 인프라 확충도 중요하지만 관광객 증가에 따른 실익이 지역경제에 파고들어야 할 때다.

고부가가치 관광산업은 공급자 측면에서는 ‘저비용 고수익’의 관광상품이, 수요자 측면에서는 ‘저비용 고만족’의 관광상품이라고 할 수 있다.

고부가가치 관광산업의 하나로 농어촌체험관광을 들 수 있다.

마을(농어촌) 주민이 중심이 돼 마을에 존재하는 모든 유무형의 자원을 바탕으로 식품 또는 특산품 제조 가공(2차 산업)과 유통 판매, 문화체험관광 서비스(3차 산업) 등을 복합적으로 연계 제공함으로써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해야 한다.

현재 제주에는 많은 농어촌체험마을이 운영되고 있다. 기존 단순방문에서 장기체류형 관광으로 전환시켜 도심생활에 지친 관광객에게는 휴식과 즐거움을 마을에는 부가가치를 안겨주는 모델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주민공동사업’으로 확대된 사례는 많지 않은 게 현실이다. 여기에 외국어 통역시스템도 전문한데다 유사한 체험 프로그램 운영으로 차별성도 갖추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마을 지정이나 사업체 수 같은 실적보다는 유사 시장 경쟁에서 앞설 수 있는 프로그램 강화가 시급한 시점이다.

이런 가운데 제주도와 제주도관광협회가 내년 도내 8개 마을을 선정,  관광상품 발굴 및 스토리텔링 아카이브 구축, 업계 네트워크 지원 및 상품 홍보?마케팅 등을 추진할 계획이어서 향후 추진 결과가 주목된다. [제주매일 진기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