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올레 본따 '규슈 올레' 조성

한일해협연안광역관광협의회 첫 팸투어<下>

2014-12-22     이정민 기자

일본이 우리나라의 웰빙 및 걷기 열풍에 맞춘 관광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등 한국인 관광객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국에서 히트상품으로 회자되는 ‘제주올레’를 벤치마킹, 각 지역마다 ‘올레’ 코스를 만들어 놓을 정도다.

한·일해협연안광역관광협의회 팸투어단이 지난 15~19일까지 일본 4개 현(야마구치, 후쿠오카, 사가, 나가사키) 시찰 시 가는 곳마다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코스가 마련된 것으로 확인됐다.

팸투어단 방문 4개 현이 소재한 일본 규슈(九州)에는 제주올레와 같은 ‘규슈올레’가 12개 코스로 만들어져 있다.

규슈의 올레 코스는 (사)제주올레로부터 지정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사가현 다케오(武雄)의 ‘다케오 코스’는 ‘JR규슈 다케오온천역’에서 출발해 ‘다케오온천루문’까지 14.5km에 이르며, 수령 3000년에 이르는 녹나무와 시원한 대나무 숲을 볼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사가현에는 서귀포시와 1994년 자매결연을 맺은 가라쓰시에 있는 ‘가라쓰코스’(11.2km)와 도자기 마을 ‘요시다 사라야’(吉田皿屋)에서 시작하는 ‘우레시노코스’(12.5km)도 있다.

후쿠오카현의 ‘무나카타·오시마코스’(11.4km)의 경우 배를 타고 오시마섬에 들어가 섬을 둘러보는 코스로 규슈올레 제1호다.

이처럼 12개 코스의 규슈올레가 만들어진 이유는 ‘제주올레’의 인기를 이용해 한국인 관광객들을 유치하기 위한 것이다.

실제 규슈올레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 대부분이 한국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나가사키현은 운젠(雲仙) 지역 온천이 유명해 휴식을 원하는 가족단위 관광객들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

해발 700m 고지에 있는 유황 온천인 운젠지옥(雲仙地獄) 주변을 걷고, 온천을 즐기며 쉬어갈 수 있도록 코스가 만들어졌다.

사가현 국제·관광부 관광전략그룹 미야하라 코우시 부과장은 “한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일해협연안광역관광협의회 팸투어단은 규슈지역을 돌아보며 일본과 각 지역별 관광의 문제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특히 제주에 대해서는 엔화 약세로 예전보다 원화 가치가 높아진 것도 있지만, 가까운 거리임에도 불구하고 일본인들을 끌어당기는 ‘매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제주 관광은 코스 차별성(특색)이 부족해 재방문하려는 사람들이 적은데다, 후쿠오카 직항 노선(항공기)도 없어 불편하다는 것이다.

또 각종 축제나 행사 시 이를 홍보하는 활동도 미흡하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후쿠오카현 등록 여행업체 소속 이로부미 코가씨의 경우 “화천 산천어축제의 경우 홍보와 팸투어가 적극적으로 이뤄지다보니 축제를 중심으로 한 관광프로그램이 만들어졌지만 여수 엑스포는 홍보가 부족했다”며 “제주는 계절별로 어떤 축제와 행사가 있는지 조차 모를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제주도가 우리나라 4개 시·도와 일본 4개 현을 하나의 광역관광체계로 구축하려는 움직임에 선도적으로 나서, 제주를 중심으로 한 프로그램을 만들고 지역 홍보 강화를 위한 방안 모색 등이 요구되고 있다.[제주매일 이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