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지구도 재선충 ‘시름’
작년과 올해 고사목 1910본 확인...항파두리 등에 집중
잎마름 현상 산천단·수산리 곰솔 ‘재선충병 미감염’ 판정
제주시 지역 문화재지구에 소나무재선충병이 확산되면서 환경이 훼손되고 있다.
제주시는 올해 들어 항파두리 등 관내 11개 문화재지구에서 확인된 재선충병 감염 고사목이 912본에 이른다고 16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문화재지구에서 제거한 고사목 1008본과 비슷한 수준이다. 예방약제 주사 등 방제사업에도 불구하고 소나무재선충병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피해는 애월읍 항파두리와 한경면 고산선사유적지·수월봉 쇄설층에 집중되고 있다. 고산선사유적지과 수월봉 쇄설층에서는 올해 각각 295본, 200본의 고사목이 발견됐다. 지난해 이들 문화재지구에서 제거한 고사목은 270본이었다. 재선충병 피해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재선충병 피해 소나무 580본을 잘라낸 바 있는 항파두리지구의 경우 올해 들어서도 고사목 381본이 확인돼 방제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아라동 산천단 곰솔군(8주)과 애월읍 수산리 곰솔(1주)은 다행히 재선충병 피해를 입지 않았다.
이들 곰솔에는 지난 10월 말부터 ‘잎마름’ 현상이 나타났다. 곰솔의 일부 가지에서 잎이 누렇게 말라 재선충병 감염이 의심됐다.
제주시는 이에 따라 이달 초 한라산연구원(1차)과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2차)에 검사 의뢰한 결과 모두 ‘재선충병 미감염’ 판정을 받았다. 일시적인 ‘황사(黃化)’ 현상으로 진단됐다.
문경삼 제주시 문화예술과장은 “지난달부터 문화재지구 고사목 제거작업과 병행해 곰솔 주변의 고사목을 우선적으로 제거했다”며 “내년 1월까지 문화재지구와 곰솔 주변 소나무에 대해 수간 주사를 실시하는 등 재선충병 감염 예방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제주매일 한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