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로 유사시 대책 없다
갓길·비상 주차대 등 부족 교통 체증
뒤따르던 차량들 제때 못 빠져 나가
긴급 차량 진입도 어려워 대책 시급
제주시와 서귀포시를 잇는 평화로에서 교통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극심한 교통 체증 현상이 빚어지면서 운전자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특히 구조·구급을 위해 출동하는 긴급 차량이 사고 현장 진입에 애를 먹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11일 제주도에 따르면 1998년부터 2002년까지 제주시 애월읍 광령리와 서귀포시 안덕면 서광리를 잇는 22km 구간 평화로가 왕복 2차선에서 왕복 4차선으로 확장 개통됐다.
하지만 평화로에서 교통사고가 발생하면 매번 뒤따르던 차량들이 사고 지점을 제때 빠져나가지 못하면서 일대가 커다란 주차장으로 전락하고 있다.
실제 10일 오후 5시57분께 제주시 애월읍 어음리 엘리시안 골프장 입구 평화로에서 5중 추돌사고가 발생, 김모(33·여)씨가 부상을 당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 사고로 서귀포시에서 제주시 방면 평화로 일대가 1시간 동안 마비되는 등 극심한 교통 체증 현상이 빚어졌다.
이보다 앞서 지난달 28일 오전 11시33분께 같은 장소에서 6중 추돌사고가 발생해 교통 정체가 이어지면서 운전자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또 지난 10월 15일 오전 7시24분께 제주시 애월읍 새별오름 인근 평화로에서 굴삭기를 싣고 가던 트럭이 전도돼 도로가 통제, 2시간 동안 출근길 혼잡이 빚어졌다.
이처럼 평화로에서 교통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극심한 교통 체증이 빚어지는 것은 도로에 갓길이 없는 데다 우회 도로와 비상 주차대가 부족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구조·구급을 위해 출동하는 긴급 차량이 사고 현장에 신속하게 도착하는 데 적잖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도로교통공단 제주지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 “평화로의 경우 우회할 수 있는 도로가 부족하다 보니 극심한 교통 체증이 빚어지는 것”이라며 “교통사고 발생 시 차량이 사고 지점으로 진입하기 전에 우회할 수 있도록 하거나 비상 주차대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제주도 관계자는 “평화로에 비상 주차대가 이미 설치돼 있는 만큼 이를 더 확대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다”며 “관계기관의 교통사고 예방 활동은 물론 운전자들의 교통안전 의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제주매일 김동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