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함께한 '연(烟)'과 '연(緣)'을 끊자"
제주보건소 금연클리닉센터 하루평균 40명 방문
내년 1월부터 담배값 인상이 예고된 가운데 금연을 위해 보건소를 찾는 흡연자들이 늘고 있다.
10일 제주보건소에는 ‘금연클리닉’프로그램에 참여하려는 흡연자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현모(47)씨는 이날 오전 제주보건소 금연클리닉센터를 찾아 상담을 받았다.
현씨는 “30년 동안 담배를 피웠는데 이제는 끊어보려 한다”며 “담뱃값도 오르고, 도내 금연구역이 점점 늘고 있기 때문에 흡연을 계속 하기가 어렵다”고 보건소를 찾은 이유를 설명했다.
현씨는 체내 일산화탄소 농도 측정과 니코틴 의존도 평가를 하고 상담에 들어갔다.
상담사는 평가와 상담을 끝낸 뒤 현씨에게 ‘금연 침’ 처방을 내렸다. 금연침은 귀 옆에 붙이는 작은 침으로, 흡연욕구가 생길 때 마다 눌러주면 욕구를 억제하는데 도움이 된다.
현씨는 “금연클리닉을 받으니 전보다 훨씬 기분이 좋다”며 “전엔 실패했지만 이번에는 반드시 금연에 성공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보건소를 찾은 고모(35·여)씨도 “서비스업에 종사하다 보니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담배를 자주 피게 되는데, 몸에 냄새가 배서 이젠 끊으려고 한다”며 “지난달부터 금연클리닉을 찾고 있지만 바빠서 자주 오지 못하고 있지만 앞으로 시간을 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최근 금연클리닉을 받기 위해 제주보건소를 찾는 흡연자는 하루 평균 40여 명으로, 예년(26명)에 비해 약 54% 늘었다.
제주보건소가 분석한 '금연클리닉 기록카드'에 따르면 젊은층은 주로 담뱃값 인상 등 경제적인 이유로, 중년층은 건강을 위해 금연을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여성의 경우 냄새 등 개인 이미지 때문에 금연클리닉을 찾았다.
제주지역 전체적으로도 금연클리닉 이용자가 늘고 있다. 제주도에 따르면 지난 9~10월 금연클리닉에 등록한 흡연자는 모두 1305명(제주시1179명·서귀포시126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747명)보다 74.7% 증가했다.
김용남 제주보건소 금연담당은 “정부에서 담뱃값인상안을 발표한 이후 금연을 하기 위해 보건소를 방문하는 흡연자들이 급증했다”며 “금연은 무엇보다 자신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그 의지를 키워 주는 것이 우리가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제주매일 윤승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