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함과 원칙으로 지키는 청렴
다산 정약용 나이 마흔에 유배 길에 오른다. 경상도 장기현(포항시)과 전라도 강진군에서의 유배생활은 16년간 계속됐다. 정약용의 첫째 아들 정학연은 어느날 아버지에게 편지를 보냈다.
“귀양살이의 고통이 얼마나 심하십니까? 다행히 소자가 유배에서 풀려날 방안을 마련했습니다. 판서로 있는 사촌 홍의호와 아버님의 석방을 막고 있는 이기영 대감과 강준흠 대감에게 용서를 구하신다면 일이 잘 풀릴 듯 하옵니다.”
그러나 정약용은 자신의 신념을 버리는 것은 유배생활보다도 더한 고통이라 생각했다. “천하에는 두 개의 큰 기준이 있으니, 하나는 시비(是非)이고 다른 하나는 이해(利害)이다. 여기에서 다시 네 개의 등급이 나온다. 옳은 것을 지키며 이익을 얻는 것이 가장 높은 등급이고, 그 다음이 옳은 것을 지키며 해를 입는 등급이고, 그 다음이 옳지 않은 것을 추종해 이익을 얻는 경우이고, 가장 낮은 것이 옳지 않은 것을 추종해 해를 입는 것이다. 네가 제시한 방도는 필시 셋째가 아니면 넷째이니 내가 어찌 이런 일을 하겠느냐. 내가 절개를 굽혀서야 되겠느냐.”
국민권익위원회는 지난 3일 640개 공공기관에 대한 2014년도 청렴도 측정결과를 발표했는데, 제주특별자치도가 17개 광역시도 중 16위로 지난해 12위보다 낮아졌다.
설문조사 대상자는 해당기관의 주요 업무처리 경험이 있는 국민(외부청렴도), 소속 직원(내부청렴도), 관련 학계, 시민단체, 지역민·학부모 등 정책고객평가)이다.
청렴을 지키는 데 가장 필요한 것은 공정함과 원칙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다산 정약용의 곧은 뜻을 우리 공직자가 본받아 옳지 않은 것을 추종해 이익을 얻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진심이 통할 때 우리의 청렴도도 쑥쑥 올라가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