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력단지 투자진흥기구 지정되나

가시리·김녕 발전소 신재생에너지산업 첫 지정 신청
대기업 공공자원 사유화·세금감면 혜택 논란도 예상

2014-12-09     김승범 기자

리조트나 대규모 숙박시설 등 관광개발사업에만 편중돼 있던 투자진흥지구 지정에 처음으로 신재생에너지사업인 풍력발전소도 지구 지정을 신청하며 향후 결과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9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8일자로 가시리풍력발전소와 제주김녕풍력발전소가 제주투자진흥지구 지정 신청을 했다.
2002년부터 올해 11월까지 투자진흥지구로 지정된 곳은 총 47곳이며, 신재생에너지사업으로 지구 지정 신청은 가시리·김녕풍력발전소가 처음이다.

에스케이디엔디(주)(대표 박주철)이 추진하고 있는 가시리풍력발전소는 사업비 915억원을 투자해 가시리 지역 203만2858m² 부지에 내년 12월까지 3000kw발전기 10기를 설치하는 사업으로 3만kw 전력을 제주지역에 제공할 수 있으며, 이는 연간 1만8300가구가 소비할 수 있는 전력량이다.

제주김녕풍력발전(주)(대표 안지환)이 추진하고 있는 제주김명풍력발전소는 사업비 750억원을 투입해 김녕리 일원 164만1465m² 부지에 내년 12월까지 3000kw발전기 10기를 설치하는 사업으로, 전력생산 예상량은 가시리풍력발전소와 동일하다.

가시리풍력발전소와 제주김명풍력발전소가 투자진흥지구로 지정되면 국세와 지방세 등 각각 50억2000만원과 29억7900만원의 감면혜택이 예상된다.

이들 풍력발전소는 지난해 풍력발전지구 지정 심의 당시 매출액의 일정부분(7%)을 제주도에 기부하는 등의 개발이익 환원방안을 제시했고, 도민고용 계획(가시풍력 6명, 김녕풍력 12명)도 밝혔다.

그러나 지난해 지구지정 당시부터 대기업의 공공자원 사유화 논란이 제기된 가운데 가시지구는 에스케이디엔디, 김녕지구는 GS건설과 현대증권이 주도하며 투자진흥지구 지정 시 수입억원의 세금감면 혜택으로 또 다른 논란도 예상되고 있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지난해 2012년 제주지역 전체 풍력발전 수익 491억원 가운데 83%에 이르는 407억원이 도외로 유출됐다고 주장한 바 있다.

도 관계자는 “풍력발전소의 투자진흥지구 지구 지정 신청은 처음”이라며 “투자진흥지구 지정을 심의하는 국제자유도시종합계획 심의회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도내 모 시민단체 관계자는 “투자진흥지구가 관관광개발사업 등에 편중돼 있는 상황에 신재생에너지사업에 대한 지구 지정은 일단 긍정적이지만 정확한 사업 내용의 확인이 필요하고 개발이익에 대한 실질적인 지역환원이 어느 정도인지가 중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한편 제주도는 신재생에너지 공급목표를 2030년까지 30%, 2050년까지 50%로 끌어올리는 ‘Carbon Free Island 제주 건설’ 프로젝트를 수립·추진하고 있다.

[제주매일 김승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