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미 임명강행 의회 무시한 처사다

2014-12-07     제주매일
결국 손정미 내정자가 지난 5일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제주국제컨벤션센터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됐다. ‘결국’이라는 이유는 손 대표이사가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인사청문회에서 ‘부정적’ 판단이 내려진 인물이기 때문이다.

도의회 문화관광위원회는 지난 1일 손 사장 예정자에 대한 인사청문심사보고서를 통해 “전문경영인으로서의 자질을 찾아 볼 수 없다”는 부정적 의견으로 사실상 ‘부적격’ 판단을 내렸다. 문광위는 보고서에서 “최고경영자로서 실제 경영에 참여한 경력이 전무한 상태”라며 “사장으로서 성과를 제대로 창출할 수 있는지 상당한 의문과 우려가 팽배하다”고 밝혔다. 손 사장의 경력을 봐도 CEO로서의 능력을 도민 누구나 의심할 만하다.

그런데 임명 강행이다. 도의회의 ‘부정적’ 의견에도 불구하고 임명강행이 벌써 두 번째다. 앞선 이성구 제주에너지공사 사장 예정자와는 상황이 많이 다르다. 이 사장의 경우 부정적 요인은 능력보다 행위가 문제였다. 이 사장은 지방공무원법과 농지법 위반 등 부족한 윤리의식 등이 부정적 의견의 주요 원인이었다. 반면 손 사장은 자질이다. 자동차로 치면 이 사장은 액세서리가 불량한 경우이고 손 사장은 자동차를 엔진 성능 자체의 문제다.

그리고 의회의 의견이 두 번째로 무시됐다는 점이다. “대놓고 무시한다”는 의회의 반발은 당연해 보인다. 한번 실수는 용서가 돼도 두 번은 힘든 것처럼 적지 않은 파열음이 예상된다.

크게 경력이 두드러질 것도 없는 손정미 한사람 때문에, 아니면 집행부의 ‘고집’ 때문에 도민들만 피해를 입게 됐다. 제주도에서 가장 큰 ‘고래’인 도의회와 집행부가 붙으면 새우등 터지는 것은 도민들뿐이다.

이럴 거면 인사청문회가 필요없다. 협치가 무색하다. 도의원들은 며칠씩 청문회 준비에 매달리며 ‘공부’했다. 제주도의 미래와도 직결된 기관장 인사여서 검증을 위해 노력했는데 그 결과를 “아니면 말고” 하는 식으로 무시해 버렸다.

이것은 오만에 가깝다. 집행부에서 제안한 방법으로 견제기관에서 충실히 준비하고 검증해서 ‘부정적’이라고 의견을 냈는데 존중하지 않았다. 도의원들은 무엇을 위해 시간과 열정을 투자하며 인사청문을 준비하고 진행해야 했는지 집행부에 묻지 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