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불임 유발 신경계 환경호르몬 검출
제주시내 모 초등학교 학생 55명 내분비 장애물질 검사
아토피·천식관련 '프탈레이트'도 대부분 나와
제주시내 모 초등학교가 제주도교육청의 지원을 받아 서울 노동환경연구소의 화학물질센터에 희망 학생의 내분비계장애물질 검사를 의뢰한 결과, 대상 학생 전원에게서 '비스페놀A'와 '프탈레이트' 등의 환경호르몬이 검출됐다.
특히 과체중 아동에게서 비스페놀A 농도가 높게 나타났다.
검사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비만과 암·불임을 유발하고 집중력 저하 등 신경계 증세를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진 '비스페놀A'는 조사대상 아동 55명 모두의 소변에서 검출됐다.
평균 농도는 2.54(㎍/g Creat.)였다. 이 가운데 상위 5%의 아이들의 수치는 평균 4.85(㎍/g Creat.), 가장 농도가 높았던 학생은 36.73(㎍/g Creat.)을 기록했다.
화학물질센터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 소변 중 비스페놀A에 대한 안전기준은 마련돼 있지 않다. 다만 2009~2010 진행된 미국 국립보건영양조사 결과 중 6~11세 어린이의 평균 비스페놀A 농도가 1.81(㎍/g Creat.)로 나온 바 있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는 체질량지수(BMI)에 따라 아동을 정상, 과체중, 비만 그룹으로 나누어 소변 중 비스페놀A 농도를 비교한 결과, 과체중 어린이의 농도가 정상 체중 아동보다 2.00~3.78(㎍/g Creat.)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함께 암과 생식독성, 아토피, 천식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프탈레이트' 물질도 검사 대상 55명 중 소변을 제출한 48명의 시료 전체에서 검출됐다.
이 학교 학생들은 프탈레이트 대사산물 가운데 특히 DEHP의 검출률이 높았는데 DEHP는 주로 바닥재나 벽지 등의 내장재와 PVC로 만들어진 장난감, 학용품 등에 포함돼 있다.
화학물질센터에 따르면 프탈레이트 역시 안전기준이 없으나, 2012년 환경부의 국민환경보건기초조사 결과와 비교할 때 이번 검사 대상 아동들의 대사산물의 농도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 관여한 해당 학교 교사는 "조사 대상 아동 모두에게서 환경호르몬의 일종인 비스페놀A와 프탈레이트가 검출됐다"며 "수치가 다른 곳에서 시행된 앞선 조사결과보다 높다는 점에서 제주지역 학생들이 여타 다른 내분비계장애물질에도 많이 노출되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번 조사 결과는 제주지역 아이들이 아토피 피부염과 비만율이 높은 현상과도 연관 지을 수 있을 것"이라며 "일상에서 아이들을 유해화학물질로부터 보호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제주매일 문정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