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노조와의 갈등 '뜨거운 감자'

21일 교육행정 질문서
이 교육감 "학교 기피하는 문화 탓도, 그러나 소통에 노력할 것"

2014-11-22     문정임 기자

21일 제주도의회가 이석문 교육감을 상대로 진행한 제324회 정례회 교육행정질문에서는 제주도교육청과 일반직 공무원 노조와의 갈등이 이슈로 떠올랐다.

일반직 공무원을 일선학교로 배치해 교원 업무 경감을 지원하겠다는 이 교육감의 구상에 대해 일반직 공무원 노조가 반발해 온 것인데, 이석문 교육감은 앞서 노조와 약속한대로 TF팀을 통해 노조 측의 의견을 수렴해나가겠다면서도 "일선학교 근무를 기피하는 공무원들의 문화에도 변화는 필요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의원들은 이 교육감의 시각이 틀린 것은 아니라면서도 제주교육을 성공적으로 이끌어가기 위해 교육주체 어느 쪽과도 소통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고 충고했다.

허창옥(무소속, 대정읍) 의원은 "공무원노조가 왜 마스크를 쓰고 1인 시위를 벌이는지 입장을 헤아리고 있느냐"며 "공감대를 형성하는 조직개편을 추진하라"고 주문했다.

김광수(교육의원, 제2선거구) 의원은 "교사가 아이들에게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는 데에는 반대하지 않지만 구체적인 교원업무량과 인력 배치에 대한 분석은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상봉(새정치민주연합, 노형동 을) 의원도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말이 있다"며 "행정직 공무원의 항변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석문 교육감은 일반직 공무원 노조와의 갈등을 "문화적 차이"때문이라는 말로 표현했다.

이 교육감은 "일반직 공무원들에게는 학교가기를 꺼리는 문화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교육 공무원들의 가장 큰 역할이 학교수업 지원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는 기존의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노조의 입장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며 "TF팀에서 향후 노조와 충분한 논의를 거쳐 교육가족 모두가 공감하는 방향으로 추진해 나갈 예정"이라고 답했다.

지난 20일 총파업에 들어간 학교비정규직 노조의 처우개선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이 교육감은 주 15시간 미만의 초단시간 근로자와 비정규직 문제의 대책을 묻는 김희현(새정치민주연합, 일도2동 을) 의원의 질문에 대해 "앞서 학교장 소속이던 비정규직을 교육감 직고용으로 돌려 상시 근로자의 경우 무기계약자로 채용하는 등 상황이 나아졌다"면서도 "급식보조원들의 경우 육지부 조리원들에 비해 열악한 대우를 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답했다.

또 "돌봄교사 등 방과후 사업에 투입되는 인력의 경우 불가피 주 15시간 미만 근로형태로 운영되면서 급여가 적고 여러 복지적 혜택에서도 제외돼 있다"며 "이는(초단시간 근로계약) 공공기관이 해야 할 일이 아니다. 내년부터는 이런 일이 없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특히 지난 20일 제주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가 총파업에 들어간 것과 관련, "총파업 당일 교육공무직 노조와 직접 면담을 갖고 향후 충분히 소통해나가기로 잠정 합의했다"며 "21일자 파업은 철회됐다"고 밝혔다.

이와함께 최근 열린 교육행정협의회에서 제주도가 지난해와 올해 무상급식비로 지원한 전입금 중 도교육청이 인건비로 지출한 부분에 대해 반환을 요구한 것과 관련해 이 교육감은 "2012년 11월 회의에서 무상급식 부담비율을 결정할 때 식품비, 운영비, 인건비를 구분해 결정한 바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에따라 "도청에서 무상급식에 따른 급식보조원 인건비를 교육청에 전부 부담케 하는 것은 교육재정을 더욱 어렵게하는 처사라고 판단한다"며 "이러한 교육청의 생각과 입장을 지속적으로 도청에 전달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사립학교들의 교육적 역할 수행과 관련, 사립학교에 특수학급을 배치해 보다 많은 장애학생들이 가까운 학교에서 수업을 받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유진의(새누리당, 비례) 의원과 김광수 의원의 지적에 대해 이 교육감은 "2010년 80학급에서 2014년 110학급으로 최근 30학급이 증가했지만 제주도의 특수학급 설치율은 30.4%로 전국 평균 34.9%보다 낮다"며 "사립학교 특수학급 확대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또, 예산이 부족한 상황에서 법적 기준을 훨씬 밑도는 사립학교 법인의 법정부담금 납부율을 늘려야 한다는  허창옥 의원의 주장에 대해서는 "도내 학교법인이 수익용기본재산을 대부분 현금으로 확보하고 있어  예금이자의 하락으로 학교법인의 수익은 낮아지고 있는 등 구조적으로 법정부담금 납부율이 매년 감소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나 자칫 학생들에게 피해가 갈 수 있어 조심스럽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 교육감은 "그러나 학교법인이 법적 의무를 다할 수 있도록 이사장 간담회와 학교법인 업무담당자 연수 등을 통해 수익 증대 방안을 강구하고 재정 효율성을 제고해나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또 내구연한이 다한 인조잔디 운동장의 향후 모형을 묻는 김희현 의원의 질문에는 "천연잔디와 마사토 운동장을 기본으로 정하되, 학생들이 많은 학교와 축구·야구 등 운동부가 운영되는 학교는 교육 주체들의 의견을 수렴해 결정하겠다"고 답했다. [제주매일 문정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