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지감귤 미국 수출 ‘사실상 중단’

美 서부지역 항만 노조 태업으로 해상물류 멈춰
계획 882t 중 55%는 힘들 듯…농협 등 대책 부심

2014-11-18     신정익 기자
올해 노지감귤 미국 수출이 사실상 중단됐다.

제주산 감귤이 도착하는 미국 시애틀과 타코마 등 서부지역 항만 노조들이 태업이 장기화 되면서 국내 해운물류 업체들이 출항을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18일 농협 제주본부(본부장 강덕재) 등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미국 시애틀과 타코마 등 서부지역 항만 당국이 자동화 시설을 늘리는 계획을 추진하자 일자리를 지키려는 노조와 마찰이 빚어지면서 태업이 벌어지고 있다.

태업으로 인한 항만 하역 인력난과 함께 컨테이너를 나르는 샤시 부족, 트럭 운전자의 이직 등이 겹치면서 항만에 도착한 화물이 정상적으로 처리되지 못해 체화가 심각한 상황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국내 대형 해운업체들의 경우 아예 선박 출항을 미루는 사례도 빚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올해 제주산 노지감귤의 미국 수출에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제주농협이 NH무역을 통해 추진하고 하고 있는 올해 미국 수출 목표는 882t. 애초 1200t을 계획했지만 안전성검사 등을 거치면서 수출 가능물량이 줄었다.

서귀포농협 등 도내 5개 농?감협이 참여하고 있는 미국 수출은 현재 396t에서 멈췄다. 계획 물량 대비 45% 수준이다.

지난 16일부터 제주감귤을 싣고 가는 현대해운이 미국 현지 항만 태업으로 선박 출항을 연기하면서 수출 재개에 대한 가능성은 낮아지고 있다.

운송 지연이 장기화될 경우 수출 감귤의 품질이 급격히 떨어져 현지에 도착해도 문제(클레임)가 발생할 우려도 높다.
결국 나머지 486t은 수출이 어렵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NH무역 등은 미국 시장 대신 동남아로 수출선 변경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동남아 수출 시장이 워낙 작아 미국 시장을 대체하는 효과가 거의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문제는 수출에 참여하는 농가들은 FTA기금을 지원받는 과정에서 가점을 받을 수 있는데, 수출이 중단되면서 예상치 못한 불이익에 대한 목소리가 높다.

FTA 기금 지원 심사에서 수출 부문에 20점이 배점된다. 농가들로서는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조건이다.
궤양병 발생으로 장기간 중단됐다 복원된 감귤 미국 수출이 차질을 빚으면서 농가와 농협 등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제주농협 송진원 감귤팀장은 “수출 재개를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지만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면서 “수출에 참여하는 농가의 경우 항만 태업으로 실제 수출을 하지 못해도 FTA기금 심사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제주도 당국과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제주매일 신정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