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에 가까운 비상구 지나가기
도소방안전본부 일제단속
화재 등 안전사고 취약해
2014-11-16 윤승빈 기자
제주도소방안전본부는 지난 14일 대학수학능력시험 종료로 청소년 출입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PC방, 노래연습장, 영화상영관 등 다중이용업소 비상구에 대한 일제 단속을 벌였다.
기자는 이날 박현원 제주소방서 소방특별팀장 등 대원 3명과 동행해 제주시내 PC방 9곳의 비상구 관리 실태를 취재했다.
이날 오후 1시40분께 가장 먼저 찾은 제주시청 부근의 대학로에 소재한 B PC방. 지하 1층에 자리 잡은 이 PC방의 비상구는 지하에서 계단으로 1층까지 통하는 구조였다.
먼저 올라간 소방대원이 “비상구 문이 열리지 않는다”고 하자 PC방 업주가 당황해 비상구 문을 세게 밀자 열렸다. 비상구 바로 앞에 대형 호스 등 쓰레기가 가득 차 문이 쉽게 열리지 않은 것이다. 가뜩이나 통로가 좁은 데 장애물까지 있어 비상상황 발생 시 한 명이 탈출하는 것도 어려워 보였다.
실제로 기자가 비상구를 이용해 밖으로 나왔을 때 바닥에 가득 놓인 대형 호스 때문에 이동에 어려움을 겪었다.
업주는 “호스가 어디서 나온 건지 모르겠다”며 “최근 3층에서 리모델링 공사가 있었는데, 그 때 버려진 것 같다”고 해명했다.
박 팀장은 “폐쇄까진 아니지만 비상상황이 발생하면 매우 위험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며 “1주일 내에 쓰레기를 모두 치워 달라”고 이 PC방에 대해 시정 명령을 내렸다.
이어 찾은 인근의 지하 1층 L PC방 역시 비상구 관리가 허술했다. 비상구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자 바닥에는 플라스틱 판자가 놓여 있었으며, 좁은 통로레 옆은 도랑처럼 패여 보행에 위험하기까지 했다. 기자가 이동했을 때 앞에 PC방과 마찬가지로 ‘외줄타기’하듯 걸어 나가야만 했다.
동행한 소방대원은 “위험하긴 하지만 (비상구가)없었던 건물에 만들려고 하니 이렇게 된 것 같다”며 “화재가 발생할 경우 밖으로 나오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소방법을 위반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대학로 소재 M PC방(3층 소재)의 경우 비상구가 아닌 곳이 표시등이 켜져 있어 비상상황 때 탈출에 혼동을 줄 우려가 있었다.
이날 PC방과 노래방 등 16곳을 점검한 제주소방서 소방특별팀은 최종적으로 1건의 시정 조치 명령과, 1건의 과태료(비상구 물건 적치)를 부과했다.
박 팀장은 “점검 활동을 하다 보면 비상구에 물건을 적치해 놓는 경우가 종종 발견된다”며 “비상구는 창고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행동은 자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제주매일 윤승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