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곳곳 추억 회상 대상 돼야”
제주시 원도심 재생 컨퍼런스서
정수복 사회학자 발제서 주장
어느 도시던 오래된 거리를 걷다 보면 잃어버린 기억이 다시 살아나는 경우가 있다. 기억은 장소와 연관돼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제주도 역시 역사와 문화를 보존하기 위해서는 '옛것'을 떠올릴 수 있는 인프라를 조성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다.
사회학자 정수복(사진)은 지난 15일 오후 제주특별자치도의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주시 원도심 재생을 위한 컨퍼런스’에서 “후손이나 이방인들이 제주도내 곳곳을 걸으며 옛 기억을 느낄 수 있으면, 이는 관광자원으로도 활용될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정수복은 이날 ‘도시 걷기의 인문학: 서울, 파리, 제주의 장소들’을 주제로 기조발제 했다.
그는 “프랑스 파리의 거리와 미국 보스턴 등은 역사와 문화가 잘 보존돼 있어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며 “이들 도시가 새 것으로만 점철됐다면 오늘날의 파리, 보스턴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대한민국은 도시의 기능성과 효율성에만 관심을 기울이고, 심미적(審美的)인 부분은 등한시하고 있다”며 “40년 만에 찾은 제주 역시 개발에 치중했을 뿐, 예전보다 나아진 게 없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특히 제주시 원도심은 고유성을 지키며 시간의 흔적을 보존해 나가야 한다”며 “그러다 보면 의미와 기억이 축적되는 장소들이 점점 더 많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수복씨에 이어 오성희 대구 중구청 주무관이 ‘대구 중구의 원도심 개발경험과 과제’를 주제로 기조발제 했다. 2부는 문주현 문화카페 왓집 공동대표와 강성일 제주국제문화교류협회기획실장 등의 주제발표, 3부는 종합토론이 있었다.
행사 이튿날인 16일에는 정수복 사회학자가 길잡이로 나선 가운데, 참가자들이 제주시 원도심 일대를 둘러봤다. 한편 이날 행사는 (사)제주국제문화교류협회(회장 고영림)가 주최·주관했다.
[제주매일 박수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