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화질 클린하우스 CCTV ‘무용지물’

27만 화소 얼굴조차 인식 못해 240곳 중 92곳 고장 혈세 낭비

2014-11-11     고권봉 기자

서귀포시가 4년 동안 약 5억원을 들여 클린하우스에 설치한 폐쇄회로(CC) TV가 화질이 떨어져 무용지물로 전락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런 가운데 폐쇄회로(CC) TV가 설치된 240곳 중 무려 38.3%(92곳)이 고장 나, 혈세마저 낭비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1일 서귀포시에 따르면 클린하우스에 설치된 CCTV 현황은 2007년 18곳(3600만원), 2008년 44곳(8800만원), 2009년 54곳(1억800만원), 2010년 124곳(2억4800만원) 등 모두 240곳이다.

 문제는 2007년과 2008년에 설치된 CCTV의 화상도가 27만 화소에 그쳐 작동이 되더라도 화질이 선명하지 못 해 얼굴 인식과 저장 공간 부족 등의 문제가 있는 상황이다.

 또 2009년과 2010년에 설치한 CCTV도 42만 화소에 그치는 등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어 활용도가 떨어지고 있다.

 심지어 서귀포시는 지난해 CCTV 92개가 고장 난 것을 확인했지만, 사업비 부족 등으로 수리하지 못한 채 그대로 놔두고 있다.

 서귀포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범적으로 클린하우스 3곳에 사업비 1500만원을 들여 200만 화소 CCTV를 설치했지만 이마저도 저장 용량 부족 등 실효성이 떨어져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최근 각종 사건·사고 해결 수단으로 CCTV를 활용하고 있지만 클린하우스 CCTV는 이마저도 기대하기가 어려운 상황으로 전락, 체계적인 대안 마련이 절실하다.

 실제로 최근 박모씨(57·여)는 서홍동에 있는 클린하우스에서 400여 만원이 들어 있는 가방을 잠시 올려놓고 자리를 비웠다가 가방을 잃어버려서 그곳에 설치된 CCTV를 확인하려고 했지만 고장 난 상태여서 도움을 받지 못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서귀포시 관계자는 “시민들에게 경각심을 주기 위해 고장 난 CCTV를 철거하지 않고 있다”며 “CCTV가 고장 났는지 일일이 확인할 인력도 부족해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매일 고권봉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