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항 해군기지는 유치돼야 한다
화순항 해군기지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높다. 화순항 해군기지 반대는 대략 “제주도가 평화의 섬이어서 군사기지가 들어서는 것은 마땅치 않다”논리로 전개되고 있다. 일단 평화의 섬에 군사시설 유치가 그렇게 바람직스런 것은 아니다는 견해에는 동의한다.
그러나 제주발전이라는 미래의 비전에서 살펴보면 반드시 반대만 하는 것이 능사인가 하는 물음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 현재 일부 도민들의 반대 여론을 들어보면 화순항에 해군기지가 들어설 경우 파생할 역기능적 측면만 강조되고 순기능적인 조건들은 무시되고 있다.
군사기지가 주는 이미지, 즉 ‘해군기지=전쟁’이라는 이미지만 크게 강조될 뿐 이의 유치로 인한 지역발전에 대한 좋은 목소리들은 너무 가늘게 들리고 있다.
이제 도민들은 해군기지 건설과 관련, 반대를 하면 지역에 애정을 가진 사람이오, 찬성을 하면 평화의 섬을 파괴하는 파괴자로 갈리고 있다. 이 조그만 섬에서 왜 이런 현상이 빚어지고 있는지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 화순항에 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하는 사람들만이 제주도를 사랑하는가? 아니다. 이를 찬성하는 사람도 제주도를 사랑한다. 매일 아침 대하는 지역신문의 지면마다 반대한다는 외침에 이제는 신물이 날 정도다. 왜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의 목소리는 들리고 다수 지식인과 경제인들은 침묵만 하고 있는가?
제주도정 또한 어쩡쩡 하기는 마찬가지다. 도정은 여론조사다, 도민여론이다 하면서 화순항 해군기지에 대한 확실한 의견을 밝히지 않고 있다. 도정은 지역이기주의와 분파주의를 뛰어 넘는 발상으로 이 해군기지 건설의 타당성을 판단해야 한다.
“평화의 섬에 해군기지가 웬 말이냐” 도 좋지만 “평화의 섬이기 때문에 해군기지가 필요하다” 이런 의견의 표현도 좋지 않은가? 도내 지식인과 경제인들의 침묵을 보면서 정말 제주도가 큰일 났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왜 화순항 해군기지가 필요한가? 첫째는 해상테러에서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다. 서태평양에서 여러형태의 테러가 일어나고 있다. 최근에는 제주도의 어선도 당할 정도로 해상테러는 부쩍 늘어나고 있고 앞으로도 증가하는 추세다.
화순항 해군기지는 이같은 테러 위협으로부터 우리 지역 어민의 생존을 지켜 줄 것이다.
예전부터 예상되는 일로써, 인도양과 태평양을 연결시키는 말라카 해협이나, 필리핀과 베트남 사이의 남지나해 수로가 테러범이나 지역 이기주의에 의해 봉쇄될 가능성도 생각해보자. 이럴 경우 한국 국적의 선박들이 이 수로를 통한 운항은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게 된다.
그리하여 우리 국적의 선박들은 우회할 수밖에 없는데, 그 영향으로 유가가 크게 오르게 되고 우리 해운업계는 어마어마한 혼란에 빠지게 될 것이다. 이런 혼란은 기름 한방울 안나오고 원자재를 대부분 수입해 오는 우리나라 전체 경제에 큰 타격을 줄 것이 분명하다.
지금 강대국들은 북한의 핵무기 보유로 북한을 왕래하는 선박을 통제하고 감시하겠다고 공공연히 말한다. 지금이야말로 대한민국 해군은 대양해군을 지향하고 지리적으로 유리한 곳에 기지를 만들어 국민을 보호해야 할 시점이기도 하다. 화순항에 해군기지를 유치하려면 해군도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 해군이 평택이나 동해 진해기지를 도민들에게 표본으로 제시하는 것도 좋지만 세계 유수의 기지 디에고, 가르시아, 괌, 하와이 등 세계 미항의 기지를 예로써 관람을 시키는 것도 한 방안이 될 수 있다. 여기는 군사기지로서도 훌륭한 곳이지만 세계적 미항으로서 연중 세계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 곳이다.
화순항 해군기지가 건설되면 이에 따른 상주인구가 8000명이 된다. 이 상주인구의 경제활동을 추정 계산해내면 1년에 관광객 300만명을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유치하는 셈이 된다. 제주도가 일년에 관광객 500만명을 유치한다고 안달을 쓰고 있다. 비교해보자.
자꾸만 인구가 줄어 걱정하고 있는 남제주군으로서도 호기다. 해군기지가 건설되면 군민 1만명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제주도 속담에 “앉은 꿩 잡지 않고 나는 꿩 잡으러 한다”는 말 이 있다. 화순항 해군기지가 바로 ‘앉은 꿩’이다. 해군기지 건설은 지역경제와 서부지역 경제 활성화를 시킬 수 있는 절호의 찬스이기도 하다. 우리는 우주과학기지 유치 실패의 쓰라린 경험을 가지고 있다. 실패는 한 번만으로 족하다. 줄 것 확실하게 주고, 받을 것 확실하게 받자.
김 영 태<제주시 연동ㆍ자영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