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양돈업계 '안도' … 탐라종돈장 누명 벗고

도 당국도 청청 이미지 지켜 안심

2005-05-11     고창일 기자

반년 가까이 끌어 온 돼지콜레라 항체 발생 소동이 10일 국립수의과학검역원에 의해 '오염된 혈장 혈분이 섞인 사료 탓'이라는 발표로 일단락됐다.
이번 결과는 당초 예상대로 '유례가 없는 경우'이기 때문에 전문가들 사이에 '갖가지 가능성'이 제시되는 등 논란을 거듭하면서 시간을 끌었다는 후문이다.
제주도는 일단 안도하는 표정이다.

야외바이러스 감염이나 예방주사에 의한 것이라면 '청정축산정책'이 겉돌았다는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뿐 아니라 잠정 중단된 일본 수출길을 다시 열지 못하는 경우를 맞게 되는 탓이다.
제주도는 우선 일본 수출재개를 시도하기로 했다.
이 HC롬주는 전염성이 없어 '도내에 반입되는 사료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취한다면 재발할 가능성이 사전에 봉쇄된다는 점에서 '청정 축산'이라는 이미지를 지켜낼 수 있게 됐다.

이번 돼지콜레라 항체 발생 소동은 제주도 축산 정책에 또 다른 과제물을 안겼다.
이를 계기로 돌출된 도내 양돈계의 갈등을 비롯해 예방접종만 하지 않는 것으로 청정축산을 이루려는 소극적 정책의 한계, 청정 축산에 걸맞는 검역 시설에 대한 아쉬움 등을 되돌아보게 했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돼지콜레라 항체 발생에서 '사료 탓'으로 발표되기까지.

지난해 11월 23일 도 축정당국은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가축방역위생연구소의 4/4분기 8개 종돈장 돼지콜레라 항체검사 결과 탐라 종돈장 51마리에서 양성반응을 보였기 때문이다.
의사돼지콜레라 발생보고와 함께 당일 저녁 도 축정과 직원은 검사샘플을 들고 국립수의과학검역원으로 한숨에 내달았다.
콜레라일 경우 도내 양돈산업의 몰락을 의미할 뿐 아니라 앞으로도 '청정 축산'이라는 구호를 다시 사용할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이틀이 지난 25일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은 정밀검사결과를 돼지콜레라백신균주라고 통보했다.
한 숨을 내쉰 것도 잠시 29일 일본 정부는 제주산 돼지고기의 수입을 잠정 중단한다고 알려왔다.
이때부터 '책임소재'를 놓고 공방이 시작됐다.
사료에 혐의를 두는 시각이 전무한 당시, 탐라 종돈장이 '예방접중을 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난무했다.
탐라 종돈장측은 이를 거듭 부인하는 동시에 '야외 바이러스 감염'이라는 외국의 사례를 소개하는 등 '무관함'을 강조했다.

축산진흥원에서 공급한 종돈, 탐라 종돈장, 위탁 양돈 농가의 돼지를 모두 검사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 가운데 도는 12월 22일 생체시험용 돼지 50마리를 국립수의과학검역원으로 보냈다.
올해 1월 13일 50마리를 추가 운송하는 등 원인규명을 위한 움직임이 활발해지는 것과는 별도로 불똥은 엉뚱하게 튀었다.
생산자 단체 등과 탐라 종돈장사이의 묵은 감정이 이 사건을 계기로 증폭됐다.
생산자 단체 등은 성명 등을 통해 탐라 종돈장의 돼지를 전량 다른 지방으로 송출하라고 요구했고 탐라 종돈장은 '그럴 수 없다'고 버티는 등 도내 양돈 농가 사이에 잡음이 일기 시작했다.

지난 2월 5일 '사료에 혐의가 짙다'는 중간결과가 발표되면서 '책임소재'를 둘러싼 논란도 수그러들었다.
이어 3월 25일 2차 전문가회의, 지난달 18일 최종 전문가회의, 28일 제주도의 '청정지역 사수 종합방역대책' 수립. 제출, 이달 10일 최종 발표로 끝을 맺었다.
한편 돼지콜레라 항체 관련, 도내 364농가의 8593마리가 감사 대상에 포함됐고 이 중 34농가의 1706마리가 양성반응을 보인 것으로 집계됐다.

▲제주도의 향후 대책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은 다른 지방 일부 농가에서 도축장 출하직전 예방접종을 실시, 돼지 혈액내에 백신주가 잔류케됐고 이 상태의 혈액을 혈분 등으로 제조하면서 백신주가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또한 농가가 질병을 예방하기 위해 면역혈청요법이나 불법 자가백신을 전개할 가능성도 크다고 덧붙였다.
제주도는 정책의 초점을 여기에 모으고 있다.

도내 사육돼지 급여사료에 대한 위생. 방역 및 면역혈청요법. 불법자가백신 등의 관리기준을 마련하고 항체가 나온 돼지 중 4만여마리에 이르는 모든 어미돼지를 연말까지 도태시킨다는 방침아래 '모돈갱신자금'을 지원키로 했다.
특히 돼지 혈장 및 혈분 첨가사료의 사용을 원천적으로 막을 방침이다.
도내 전 양돈농가에 대한 질병 모니터링 검사를 전개, 돼지 소모성 질병의 근절도 뒤따라야 효과가 크다고 여기고 있다.

이를 위해 도는 돈사면적 대비 적정 두수 사육을 도모하는 동시에 돼지전염병 청정지역 사수 방역자문협의회 구성. 운영하고 전 양돈장에 전담수의사를 배치. 운영키로 했다.
제주도 축정당국은 "가축전염병 청정화 사수를 위해 긴급방역비 지원을 중앙정부에 요청했다"면서 "이와 함께 면역증강제 등의 사용제한을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 제2종전염병의 방역관리를 위한 로드랩 마련 등을 건의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