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록도’ 우리 모두의 천국이 되길

2014-10-28     제주매일
소록도에도 가을이 왔다. 길고 긴 더운 여름이 지나 찾아오는 가을은 늘 반갑기만 하다. 올 여름 동부종합복지관에 발령을 받은 나는 따사모 단체와 함께 소록도를 처음으로 방문해 병원봉사를 지시 받고 3일간 간병봉사활동을 하게 됐다.
한센병 환자들과 같이 생활하다보니 내가 한센병에 대해서 오해하고 있는 것이 많았다.
11년동안 소록도 병원에서 근무하고 계신 한 분은 한센병 환자들과 악수도 하고 밥도 같이 먹고 늘 함께 생활하는데도 전염이 안되고 있으며, 11년동안 전염된 사례는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2조 제4호에서는 한센병을 제3군 전염병에 포함시키고 있다. 법률은 한센병의 전염 통계치 등을 전혀 반영을 하지 않고, 시행하고 있는 것이므로 법 개정이 필요해 보인다.
또한 소록도에 외부인 출입이 자유로워지면서 소록도가 많이 개방이 된 것 같이 비춰지지만, 아직 소록도에 사는 한센병 환자들에게 소록도를 건너 누릴 수 있는 사회생활이란 없다. 이를 위해 정부는 한센병 환자들의 사회복귀를 독려할 수 있는 일자리 지원, 사회복지 혜택을 늘려야 한다.
이청준의 ‘당신들의 천국’에서 한센병 환자들은 배를 타고 정식으로 육지로 나갈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굳이 헤엄을 치고 목숨을 걸며 도망나오듯이 육지를 탈출하려 한다. 이런 모순적인 행동을 했던 것은 이들이 환자가 아닌 한 인간으로서 섬을 나가고 싶었던 것이고, 진정한 생으로 복귀하고 싶은 욕망의 표출을 한 것이었다.
이들도 우리와 똑같이 자유를 염원하며, 사회에서 인연을 맺고 살아가고 싶은 사회적 인간임을 잊지 않는다면, 정부는 세부적인 정책 지원을 보다 적극적으로 할 수 있을 것이고, 외부에서 찾아온 봉사자들도 진정성을 가지고 봉사활동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소록도가 당신들의 천국이 아닌, 이해와 공존이 있는 우리들 모두의 천국이 될 수 있기를 진심으로 염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