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다양한 색깔을 입히다
권순왕·박단우·신소연·허성우씨
화북동 거로마을 '문화공간 양'서
내달이 '분홍섬 공공체' 전시
서로 다른 분야에서 활동해 온 예술인 4명이 규정한 ‘제주의 색’은 무엇일까. 6개월 간 제주도의 역사를 이해한 뒤 이들이 내린 결론은 바로 분홍색.
현대미술가 권순왕·의상디자이너 박단우·전통침선공예가 신소연·작곡가 겸 재즈피아니스트 허성우는 ‘분홍섬 공공체’를 주제로 한 전시를 지난 11일부터 제주시 화북동 거로마을에 위치한 ‘문화공간 양’(관장 김범진)에서 열고 있다.
이들은 왜 제주가 ‘분홍색’과 가장 어울린다고 결정했을까. 한 때 제주4.3을 폭도의 섬이라 규정하며 ‘빨갱이 섬’이라고 불렸던 제주의 과거와 ‘낭만의 섬’이라고 불리는 제주의 현재는 분홍색과 가장 어울렸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권순왕은 ‘우연의 몽타주’, ‘평화공원의 물결로부터 중류하다’등의 작품을 통해 제주의 아픈 역사를 꺼내는 작업을 주로 했다. 박단우와 허성우는 각각 ‘과거를 기억하다’와 ‘레퀴엠-분홍섬’이라는 작업을 했는데, 이 두 작품 모두 제주의 아픈 과거를 보듬고 있다.
마지막으로 신소연의 ‘감싸, 안다’는 제주의 아픈 과거와 현재를 모두 끌어안고 있다.
문화공간 양은 관람객들의 전시 이해를 돕기 위해 ‘참여 행사’를 마련했다. 관람객은 잊고 싶지 않은 사람, 잊어서는 안 될 사람 등의 이름을 꽃잎에 적어보는 프로그램을 체험하게 된다.
김범진 관장은 “작품들을 보면 제주의 아픔에서부터 보듬기까지 과정을 모두 느낄 수 있을 것”이라며 “관람객 모두가 제주의 역사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전시는 다음 달 7일까지 계속된다. 문의)010-4142-2337.
[제주매일 박수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