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에 뭐 하러 나오는 거냐”

뿔난 의원들, 박정하 부지사 향해 ‘성토’

2014-10-21     박민호 기자

임시회 의사일정 조정과 예산권 공유 문제 등으로 제주도와 갈등을 빚고 있는 제주도의회가 원희룡 제주도지사를 대신해 출석한 박정하 정무부지사를 향해 성토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제주도의회 의회운영위원회(위원장 이선화)는 21일 제322회 임시회 제1차 회의를 열고, 제323회 임시회 및 제324회 정례회 의사일정 협의의 건을 처리했다. 안건 처리 직후 위원들은 박정하 정무부지사를 향해 “정무부지사의 역할이 부족하다”며 맹비난했다.

박원철 의원(새정치민주연합·한림읍)은 “국정감사 기간에 제주도의회가 임시회를 열어 도정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는 건 정무라인이 없어지는 것과 같은 것”이라며 “정무부지사의 역할이 뭔지 모르겠다. 지금 도정은 의회를 필요없는 존재처럼 여기는 것 같다”고 포문을 열었다.

박 의원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구성지 의장의 ‘예산권 공유’ 발언과 관련해서도 “구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지역 현안사업과 관련, 구체적인 액수를 제시하지 않았다”면서 “일부 시민단체에서 구체적인 액수가 담긴 성명서가 나오는 건 제주도가 안을 줬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위성곤 의원(새정치민주연합·서귀포 동홍동)도 “임시회 개최시기는 제주도와 협의 하에 결정된 것”이라며 “제주도의 큰 행사를 위해 의회가 협조했는데 왜 욕을 먹어야 하느냐”고 추궁했다.

박 부지사는 이에 대해 “어떤 취지인지는 이해하고, 그 부분은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오해가 생긴 것에 대해서는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다만 이 자리에서 모든 걸 말할 수 없음을 양지해 달라”고 말했다.

한편, 의원들은 이날 박 부지사가 “잘 모르겠다”, “확인하지 못했다”는 식의 답변을 반복자자 “의회에 뭐 하러 오는 거냐”. “의회에 출석 하게 되면 기본 업무는 파악하고 와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질책했다.
[제주매일 박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