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2014-10-13 제주매일
출신과 빈부, 나이, 성별을 떠나 65세 이상 노인이면 누구나 경로당에 와서 동네 사람들과 모여앉아 친목을 다지고 여가를 즐길 수 있다. 어느 경로당이나 마찬가지겠지만 겉으로 드러난 이러한 편안함 뒤에는 늘 보이지 않는 봉사자의 손길이 뒤 따르기 마련이다.
지난 6월말 외도동에서는 ‘경로당 돌봄이 봉사회’라는 모임을 만들었다. 아이디어와 기획은 주민센터의 몫이었지만 이후 조직결성, 운영에 관한 모든 사항은 자원봉사 활동을 즐기려는 주민들이 담당했다. 아마 경로당 봉사만을 위한 단체로는 도내에서 맨 처음이 아닌가 싶다.
봉사회 결성 이후 3개월이 지났다. 외도동 관내 10개 경로당, 770여명의 노인분들을 대상으로 “어르신, 무엇을 도와드릴까요”라는 현수막을 내걸고 수시로 봉사활동을 실시했다. 화장실 청소, 카페트 세탁, 이·미용, 마사지 등 사소한 일부터 전기수리, 설비 같은 기술이 필요한 일까지 도맡아 처리했다. 어르신은 어르신대로 좋아하시고 참여하겠다는 봉사회원의 수는 점점 늘어 10여명에서 20여명이 되었다.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남들도 다하는, 특별할 것 없는 봉사활동임에도 왜 이리 어르신들이 좋아하시고 봉사활동에 참여하려는 30~50대 젊은 주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을까? 내 결론은 오랫동안 같은 동네에 살아서 경로당 사정을 잘 아는 주민들이 노인들의 가려운 곳을 정확히 긁어주고 아쉬운 곳을 시원하게 해결해 주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 결과 만족감을 느낀 노인들과 보람으로 뿌듯해진 회원들이 합치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