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흘분교 '생태학교'로 재탄생

람사르 습지 환경연계 '건강생태학교' 첫 발
도교육청 예산 2000만원 편성 성과 따라 확대

2014-10-13     문정임 기자

전교생이 고작 22명인 작은학교 선흘분교장이 주변 람사르 습지 환경을 활용해 습지 특성화 학교로 재탄생한다.

지역환경을 테마로 작은학교를 살리겠다는 이석문 교육감의 공약을 반영한 '건강생태학교'가 어떤 모습으로 구현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 주말 조천읍 선흘1리사무소에 마을 주민과 도교육청 및 학교관계자 20여명이 모였다.

이 자리는 제1호 '건강생태학교'를 선흘1리에서 만들어보기 위한 첫 발로, 참석자들은 학교와 마을 주변 습지를 걸으며 어떤 프로그램을 학교현장에 접목할 지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선흘분교(선흘 1리)는 남학생의 중학구가 함덕중으로 배정돼, 오현중으로 진학할 수 있는 인근 선인분교장(선흘 2리)에 비해 다소 불리한 여건이다. 또, 마을 내 빈집이 적어 이주 가족을 맞기에도 유리한 상황이 아니다.

반면 선흘1리는 동백동산으로 대표되는 곶자왈과 수많은 멸종위기 식물들이 서식하고 있는 자연습지(먼물깍)를 품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세계최초 람사르 시범마을로 지정되고, 환경부로부터 2014~2016년 3년간 생태관광지역 지정에 따른 운영비를 지원받는 등 지역알리기에 호기를 맞고 있다.

이에따라 교육청은 마을 차원에 이뤄지는 습지마을 프로그램과 박자를 맞춰 교내 인공습지 조성하고 습지를 활용한 방과후 생태프로그램을 집중 운영해 선흘분교를 습지 생태학교로 운영해나갈 계획을 갖췄다.

세부적으로는 어린이 생태연극 아카데미, 어린이 습지 세미나, 에코 UCC 제작, 곶자왈 및 람사르 습지 관련 동화만들기 등의 프로그램이 검토되고 있다.

제주도교육청 고동현 교육연구사는 "그동안의 소규모학교 살리기가 교육청의 예산 지원에 따른 학교 특색 프로그램이나 거주지 제공 등의 방식으로 이뤄져왔다면 건강생태학교는 각각의 지역 여건을 교육 현장에 직접 접목하는 방식으로 추진될 것"이라며 "교육과정을 보고 학교를 선택하는 부모들이 늘고 있는만큼 좋은 결과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도교육청은 우선 예산 2000만원을 내년 본예산안에 편성, 선흘분교장을 제1호 건강생태학교로 시범운영한 뒤 긍정적인 성과가 나타날 경우 건강생태학교를 확대 개발해나갈 예정이다. [제주매일 문정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