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과 글의 긍정 이벤트를 즐기자”
2014-10-12 제주매일
“엄마의 귀염둥이 비서실장 OOO입니다.”
우리 가족은 전화를 하면 서로에게 이른바 ‘관등성명’ 서비스를 한다. 처음엔 아이들이 싫은 내색도 하더니 이제는 아주 자연스럽게 관등성명을 외친다. 그래서일까? 관등성명을 외친 대로 아이들이 자랐다. 대들보라고 말하는 아들은 책임감 강하고 듬직한 아들이고. 귀염둥이라고 말하는 작은 아들은 우리 집의 귀염둥이다. 같은 말을 되풀이 하다 보니 자신들의 구호처럼 되었다. ‘관등성명’이나 가훈처럼 공동으로 정한 약속이나 슬로건을 자꾸 보게 되면 자신도 모르게 그 문구에 젖어 들게 되고 자기신념이 되어버린다.
어렸을 때 엄마에게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 무엇인지 강의시간에 종종 수강자들에게 물어본다. 대부분 대답은 비슷하다. “밥 많이 먹어라” “공부 좀해라” “그만 싸워라” 같은 말을 대체로 많이 들었다는 답이 대부분이다.
그 중 “믿고 사랑한다” “넌 할 수 있어” “착한 우리 딸” 같은 긍정적인 말을 듣고 자란 복 많은 사람들도 간혹 있다. 나만의 생각인지 몰라도 복 많은 사람들 표정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훨씬 좋아 보이고 편해 보인다. 어린 시절 가장 많이 접하는 엄마에게서 들었던 말의 힘이 우리에게 큰 영향력을 미친 것이다.
긍정적인 말의 힘이 얼마나 큰지 물 결정체 실험을 보면 알 수 있다. 물 결정체는 긍정적인 말에도 반응을 보이지만 긍정적인 단어를 보여주어도 같은 반응을 한다고 한다. ‘사랑’이나 ‘Love’를 보여주면 물결정체가 아주 화려하고 아름다운 모양을 나타내지만 반대로 ‘미워, 싫어, 안돼’ 같은 부정적인 말을 보여주면 물결정체가 일그러진다고 하니 말과 글의 힘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
‘유전자 변신’의 저자이자 줄기세포 연구로 올해 노벨의학상 후보에 올랐던 안티에이징으로 유명한 지암파파 박사도 같은 주장을 한다. 우리 몸의 건강을 결정하는 것 중 절반은 자신의 믿음과 생각이며 자신의 믿음과 생각이 생활습관을 만든다는 것이다. 믿음과 생각을 긍정적으로 만드는 일이 건강과도 바로 직결되니 굉장히 중요한 것이다.
자식을 키우다 보면 화나는 일이 참 많다. 특히 아무 일도 아닌 일로 형제자매가 서로 싸우거나 욕심을 부리고 때를 쓸 때면 회초리로 다스리는 사람들이 간혹 있게 된다. 체벌이나 회초리 대신 말과 글의 힘을 빌어보자.
형제가 서로 싸우면 회초리나 꾸지람 대신에 종이에 서로의 장점을 쓰게 해보라. 우리 집 두 아들들이 어릴 적 싸울 때면 필자는 늘 요구했다. 형에게는 동생이 좋은 이유 100가지, 동생에게는 형이 좋은 이유 100가지를 쓰게 했다. 장점을 100가지 쓰는 동안 서로에게 미안했던 것, 고마웠던 것을 떠올리게 되고 장점을 하나하나 쓰다 보면 표현력도 길러진다.
요즘은 두 아들들이 멀리 떨어져 있어 서로 만나기도 어려운지라 아들들에게 매일 장점 한 가지씩을 카톡으로 보내준다. 우리 부부가 먼저 아이들에게 보냈더니 아이들도 답장을 보내왔고 형제들도 서로 주고받고 있다. 앞으로 사회생활을 하면 사람을 칭찬하고 감사할 일이 많을 텐데 자연스럽게 칭찬을 하는 습관도 기르고 가족사랑도 생기니 얼마나 좋은 이벤트인가. 말과 글의 긍정이벤트를 즐겨보자.
우리의 생각은 말로 표현된다. 나의 생각이 긍정적이면 긍정어가 나오고 나의 생각이 부정적이면 부정어가 나오게 된다. 사랑한다는 문자를 매일 보내고 사랑한다는 말도 하루에 한번이라도 해보자. 사랑한다는 말을 자꾸 하면 그 사랑은 더 깊어지고 단단해진다. 부모한테 믿고 사랑한다는 말을 듣고 자란 아이들은 절대 나쁜 길로 빠지지 않는다. ‘자식키우기 어렵다’ ‘배우자가 서운하다’는 말 대신에 믿고 사랑한다는 말을 많이 하자. 매일 말과 글의 이벤트를 신나게 즐겨보자. 행복은 내가 만들어가는 것이고 행복은 관계 속에 있는 것이다. 그 관계를 만들어가는 것은 말과 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