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그재그 차선 운전자들 ‘갸우뚱’
보행자 안전 위한 서행 유도 목적
취지 살리지 못하고 혼란 지적도
운전자의 서행을 유도하기 위해 설치된 지그재그 차선이 홍보 부족 등으로 애초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그재그 차선의 설치 목적을 모르는 경우가 태반인 데다 운전자에게 적잖은 시각적 혼란 마저 주고 있기 때문이다.
12일 제주도 자치경찰단에 따르면 보행자의 안전을 위해 지난해 4월 제주시 이도초등학교 어린이 보호구역 내 횡단보도 구간 6곳에 지그재그 차선이 설치, 시범 운영되고 있다.
지그재그 차선은 유럽 교통 선진국에서 많이 활용되는 대표적인 교통정온화 기법 중 하나로, 횡단보도에 접근하는 차량의 속도를 떨어뜨려 교통사고를 예방하는 역할을 한다.
자치경찰단은 지그재그 차선 시범 운영으로 어린이 보호구역 구간을 지나는 차량들의 서행 유도를 통해 안전한 보행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홍보 부족 등으로 인해 설치된 지 1년 6개월이 지났는 데도 운전자 상당수가 지그재그 차선의 설치 목적을 모르다 보니 애초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이도초 반경 300m 이내는 어린이 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지만 지난 10일과 11일 현장을 확인한 결과 대부분의 운전자들이 제한 주행 속도인 시속 30km를 넘어 운행하고 있었다.
심지어 제한 속도의 두 배인 60km의 속도로 달리는 차량도 눈에 띄는 등 지그재그 차선이 아무런 역할을 못하고 있었다.
학부모 양모(40·여·제주시 이도2동)씨는 “과속이 빈번하다 보니 어린이 위험구역이나 다름 없을 정도”라며 “지그재그 차선을 설치만 해놓고 홍보 의지는 전혀 없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도로 주행 중 갑자기 차선이 지그재그로 바뀌면서 운전자를 당황하게 만드는 등 시각적 혼란까지 주고 있다.
운전자 정모(34)씨는 “지그재그 차선에 대한 제대로 된 홍보가 이뤄지지 않아 오히려 운전자 혼란만 주고 있다”며 “설치 목적을 알리기 위한 꾸준한 홍보가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자치경찰단이 구체적인 홍보 계획 없이 형식적인 설치에만 급급, 지그재그 차선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보행자 안전을 위해 설치된 지그재그 차선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적극적인 홍보는 물론 방안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제주매일 김동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