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수(三修)하는 전국 수석’ 元지사

2014-10-09     제주매일
원희룡 지사는 대입 학력고사 때 전국 수석을 했다. 서울대도 수석 합격이었고, 사법고시 역시 수석이었다. ‘수석 3관왕’인 셈이다. 그에게 수재(秀才)라 일컫는 이유다.

원희룡 지사는 사법시험 합격 후 한참동안 검사생활을 했고, 정치에 입문, 고향 제주가 아닌 서울 ‘양천 갑(甲)’을 지역구로 국회의원을 지내기도 했다.

한 때 한나라당 대통령후보 경선에도 나선 바 있었던 그는 지난 6·4 지방선거 때 고향 제주에서 도지사에 당선 되어 현재 100여 일째 도정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지사 취임 후 100여 일밖에 안 된 시점에서 원희룡 도정을 평가한다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임기 4년 중 절반인 2년쯤 후라야 그의 제주지사로서의 성공 여부가 가려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도지사 취임 초기라 하더라도 인사 문제 등 부분적인 행정업무에 대해서는 시(是)와 비(非)를 분명히 가려 주는 게 마땅하다. 그것이 100일을 뺀 임기 4년의 원희룡 도정에게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임기 초기에 나타난 원희룡 도정의 취약점은 인사에 있다. 인사는 잘 하면 만사(萬事)요, 잘못하면 망사(亡事)라 했다.

원희룡 지사의 첫 인사인 공무원 인사에 한해서는 ‘비교적 무난하다’는 평을 받았다. 지난 도정들이 저질렀던 선거공신 기용이나 공무원 줄 세우기 현상이 줄어들었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임기 중인 제주도 출자·출연기관장 교체와 제주시장 인사는 실패 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임기 중인 출자·출연기관장들을 사퇴케 하고 그 자리를 선거공신들의 논공행상용으로 악용해 온 것은 과거 20년 이래의 적폐였다.

그럼에도 이러한 적폐를 종식시키지 못한 채 “재평가 후 신임을 묻겠다”며 기관장들의 사표를 받아 사퇴시킨 것은 원희룡 지사답지 않은 처사였다. “신관(新官)이 구관(舊官)보다 나은 게 뭐냐는 불만의 소리가 나오게 된 연유다.

두 차례 제주시장 인사 실패는 원희룡 지사도 시인 했다. 도민에 “죄송하다”고 했다. 그래서 제주시장 인사를 삼수(三修)나 하게 됐다고 했다. 전국 수석의 재수(再修)도 아닌 삼수를 도민은 지켜보고 있다. 사수(四修)까지 간다면 그건 망사(亡事)요 낭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