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외국인노동자 '꿈'과 '현실'
"가족 생각하며 성실히 일"-"사건사고 연루 빈번"
수당 정산과정 피해 등 금전관계 문제 호소 많아
눈에 띄는 점은 일하는 사람 절반 이상이 ‘외국인 노동자’라는 것. 이들은 내국인 근로자들과 섞여 그물을 잡아 당기고 모르는 것이 있으면 서툰 우리말로 주위 동료들에게 물어보며 작업을 진행했다.
제주서부경찰서 외사계 직원들과 통역사들은 이날 한림항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을 찾아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현재 한림 지역에서는 베트남, 인도네시아, 중국, 스리랑카 등 국적이 다른 외국인 노동자 310여 명이 선원일을 하고 있다.
이날 한림항에서 만난 T(28·베트남)씨는 “가난한 삶을 탈피하기 위해 제주로 와 일을하게 됐다”면서 “힘든일이 있을때면 가족사진을 보며 위안을 얻는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에서 왔다는 A(31)씨는 “수당을 정산하는 과정에서 피해를 본 적이 있다”며 “어디로 어떻게 신고해야하는지 누구도 가르쳐 주지 않아 그냥 넘어간 적이 있다”며 한숨을 쉬었다.
C(26·스리랑카)씨는 “최근 돈 관계로 (외국인)동료와 문제가 있었는데 해결하는데 한 달 이상이 걸렸다”면서 “피해를 당해도 해결이 오래 걸린다면 외국인 선원들은 경찰에 등을 돌릴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모국에 있는 가족들을 생각하며 열심히 일하는 이들도 있지만 사건사고에 연루되는 외국인 선원도 적지않다.
외국인 선원이 연루되는 사건사고는 주로 불법 취업알선, 대출 사기, 선원 폭행, 노상 주취 등이다.
한림파출소 관계자는 “비바람이 부는 날은 외국인 선원들이 바다로 나가지 못해 각종 사건사고에 연루되기도 한다”며 “배가 바다로 나가면 보름 동안은 피해자, 피의자 모두 부재중이라 해결하기도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외국인 선원에 대한 내국인 동료들의 인식은 엇갈렸다.
최모(43·여)씨는 “가족들을 위해 먼 타지에서 제주까지와 돈 버는 것이 대단하다”며 “꼭 원하는 바를 이루고 고향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응원했다.
반면에 강모(44)씨는 “외국인 노동자는 돈에 대한 집착이 강해 내국인 동료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이들도 종종 있다”며 “대화도 잘 통하지 않다보니 도통 친해질 수 없다”고 털어놨다.
고용석 서부경찰서 외사계장은 “외국인 선원들이 아무런 사고 없이 내국인들과 어우러져 일하도록 만드는 것이 우리의 임무”라며 “국어교육, 문화교육 등 각종 교육과 계도활동 등을 지속적으로 전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제주매일 윤승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