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귤 고품질·적정생산이 우선이다

2014-10-08     제주매일

감귤 1번과의 상품화 논쟁은 매년 되풀이 되는 논란거리다. 어느 주장이 옳은지에 대해서는 양측의 주장이 나름대로 일리가 있기 때문에 속단할 수는 없다.

감귤 1번과를 상품화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1번과가 8~9번과 보다 맛이 좋아 소비자가 찾기 때문이라는 이유다. 실제 시장에서 유통되고 있기 때문에 소비자와 생산자의 입장에서 1번과를 유통해야 한다는 주장은 일리가 있는 주장이다. 농민이 상인에게 1번과를 비상품 가격으로 팔고 상인은 이를 높은 가격에 유통시키는 것을 보면서 안타까워하지 않을 농민이 없을 것이다.

반면에 감귤 1번과를 전면 유통금지하자는 의견도 설득력이 있다. 유통명령제를 시작한 2003년에 이어 1번과와 9번과 유통을 조례로 금지한 2004년부터 감귤가격이 안정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또한 한·중, 한·일 FTA가 체결되면 1번과 문제는 더욱 혼란 속에 빠질 수 있다. 국내에서 1번과가 유통되면, 중국과 일본에서 생산되는 비상품인 작은 감귤이 헐값으로 수입되는 것을 막을 수가 없다. FTA 협상에는 ‘내국민 대우원칙’이 있어서 자국에서 유통되는 농산물은 수입을 제한할 명분이 없다. 그래서 1번과 문제를 심각하게 논의해야 하는 것이다.

지난 10여 년간 감귤가격 안정세의 요인은 유통명령제와 감산정책이었다. 열매솎기, 간벌, 생산안정직불제 등을 통해 매년 5만~10만t에 가까운 감귤생산량을 감소시켰다. 감귤 1번과를 상품화 하는 것은 시기상조다.

감귤 1번과의 상품화보다 시급한 것은 당도 10브릭스 이상의 고품질감귤을 출하하고, 과잉생산이 되지 않도록 유통계획을 철저히 세우는 것이다. 당도가 낮은 미숙과를 생산하고 출하량 조절에 실패한다면, 감귤은 다시 10년 전으로 되돌아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