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성화고는 지금 ‘잠과의 전쟁’ 중
8일 교유감-특성화고 교장단 토론회
"자정까지 알바, 학교서 자는 학생 생활지도 난감"
8일 제주도교육청 제1상황에서 개최된 이석문 교육감과 특성화고 교장단간 토론회에서는 학교에 오면 잠자기 바쁜 학생들과 깨우기에 지친 교사들간 실랑이가 도마에 올랐다.
제주고 허경태 교장은 "학생들이 자정까지 아르바이트를 하다보니 학교 현장에서는 '잠자는 학생과의 전쟁'이 매일 벌어지고 있다"며 "학생 절반이 자는 교실에서 교사들은 어떻게 수업을 해야 할 지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허 교장은 "제주고는 수업이 4시30분에 끝나 5시부터 일할 수 있어 가장 알바하기 좋은 학교로 알려져 있다"며 "특성화고의 수업과정이 개선돼도 학생들이 잠을 잔다면 소용없는 일"이라고 우려했다.
중문고 이진석 교감도 공감했다.
이 교감은 "자정까지 아르바이트를 하는 학생들이 많아 놀랐다"며 "학생들의 아르바이트 시간을 규제하거나 통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낮은 특성화고 취업률에 대한 전도적인 지원 요청도 잇따랐다.
제주여상 정경애 교장은 "특성화고의 취업률이 낮다며 일반고 전환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있지만 공부에 취미가 적은 학생들을 단순히 취업률이 낮다는 이유로 밤 11시까지 학교에 잡아두는 것은 무리"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 "취업률을 늘리려면 기업의 참여를 유도하는 제주도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며 "단순히 학교만 탓해서는 해결이 어려운 문제"라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외 이날 토론회에서는 ▲기간제 교사 확대에 따른 업무 추진의 어려움 ▲특성화고의 향후 학과개편 방향 ▲부지 협소 및 시설 노후화 등에 대한 현안에 교육감에게 전달됐다. / 제주매일 문정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