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라고 생각 안 해 받은 사랑 돌려줄 뿐”
고영옥 한림읍새마을부녀회장 보건복지부 장관 표창 수상
어르신 공경·따뜻한 마음 강조···눈높이 맞추는 등 소통 노력
‘고생한다’ 말 한마디 웃음·보람···회장직 끝나도 봉사는 계속
“저보다 어르신들에게 더 잘하고 애쓰시는 분들도 많은데 이렇게 큰 상을 받게 돼 정말 몸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고영옥(59) 한림읍새마을부녀회장은 노인복지 증진에 중추적 역할을 한 공로를 인정받아 제18회 노인의 날 기념식에서 보건복지부 장관 표창을 받게 된 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2012년부터 한림읍새마을부녀회장직을 맡고 있는 그는 노인복지 증진을 위해 궂은 일도 마다하지 않고 봉사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각종 행사·축제장에서 향토음식을 판매한 수익금으로 한림읍 21개리 마을 어르신들에게 쌀이나 선풍기 등 물품을 지원하는가 하면 정기적으로 경로 잔치도 열고 있다.
오는 10일에는 한림읍 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도새기 축제에도 참여해 어르신들을 돕기 위한 수익금을 마련할 예정이다.
고 회장은 지금은 돌아가셨지만 아버지께서 누누이 강조했던 ‘돈과 부모는 항상 곁에 있는 게 아니다’라는 말을 언급했다.
그는 “어렸을 적부터 아버지께서 항상 이 말을 했었다”며 “돈은 있을 때 절약하고, 부모는 있을 때 공경해야 한다는 말인데 나이가 들고 나서 그 말의 의미를 깨닫게 됐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래서인지 어르신들을 볼 때면 돌아가신 부모님의 얼굴이 떠오른다고 했다. 그는 “봉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부모에게 받은 사랑을 어르신들에게 돌려주는 것 뿐”이라고 겸손해 했다.
그러면서 고 회장은 어르신들을 공경과 사랑으로 섬기는 따뜻한 마음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어르신들의 손을 직접 잡아드리고 눈높이를 맞추는 등 소통하려고 노력해야 한다고도 했다.
화훼업을 하고 있는 그의 하루는 눈코 뜰새 없이 바쁘다. 한 달에 25일 정도는 일을 하고 있단다. 이처럼 바쁜 와중에도 고 회장이 어르신들을 위한 봉사 활동을 펼칠 수 있었던 것은 남편의 내조가 컸다.
그는 “집안일에 신경을 쓰지 못할 때도 군소리 없이 묵묵히 도와준 남편의 외조 없이는 불가능했다”며 “저를 이해해준 남편에게 진심으로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어르신들이 웃으면서 ‘고생한다’고 하는 말 한마디에 큰 보람을 느낀다”며 “새마을부녀회장의 임기가 올해 말에 끝나지만 그 이후에도 어르신들을 위한 나눔 활동을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제주도는 2일 제18회 노인의 날을 맞아 기념 행사를 열어 고 회장 등 노인복지 증진에 기여한 유공자 4명과 1개 단체에 보건복지부 장관 표창을 전달한다.
노인의 날 기념 행사는 이날 오전 10시 제주시 한라체육관과 서귀포시 올림픽기념 국민생활관에서 개최된다. [제주매일 김동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