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참여 기회 제공 ‘중장년층’에 삶을 불어 넣다”
[인생 2막을 설계하다] ①장년 취업 인턴제
기업 “젊은 직원들보다 책임감 높아”
구직자 “발목잡는 나이서 족쇄 풀려”
세계에서 가장 빠른 고령화와 저출산으로 인해 당장 2017년부터 한국의 생산가능 인구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생산활동 위축과 경제성장 둔화는 물론 기초연금 수요도 폭증해 정부 재정난이 심화될 것이라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여기에 베이비부머 대량 은퇴에 따른 노동력 부족과 기술 단절로 성장동력 악화도 우려되고 있다. 특히 중장년층은 부모 부양과 자녀 교육 등으로 지출이 가장 많은 시기로, 가족의 생계 안정과 행복이라는 측면에서도 이들에 대한 일자리 대책이 절실한 상황이다. ‘일자리가 복지’라는 얘기는 그래서 나온다. 이에 따라 본지는 5회에 걸쳐 중장년층의 ‘인생 이모작’ 성공 사례와 노하우를 소개한다. [편집자 주]
▲ 제주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는
퇴직 또는 퇴직을 앞두고 있거나 재취업이나 창업에 관심 있는 중장년층이라면 노사발전재단 제주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를 방문해보자.
노사발전재단이 운영하는 제주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소장 강수영)는 고용노동부 산하 공공기관으로, 지난해 11월 문을 열었다.
제주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는 중장년층에게 재취업과 창업 지원, 경력 개발·관리, 생애설계 지원, 사회참여 기회 제공 등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전직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중점 사업으로는 크게 개인 서비스와 기업 서비스로 나뉘는데 개인 서비스로는 전문 컨설턴트의 1:1 맞춤 전직 지원 컨설팅과 구인·구직 알선, 재취업·창업 교육 프로그램 실시 등이 있다.
기업 서비스로는 전직 지원 서비스 전직 지원과 구인 알선이 있으며, 중소기업에 현장 방문단은 운영, 면접을 통한 즉석 채용 기회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중장년층의 성공적인 재취업과 제2의 인생 설계를 지원하기 위해 기업 맞춤형 전직 스쿨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인사·노무는 물론 고용지원제도 등에 관한 기업 설명회를 주기적으로 개최하는 등 다각적인 사업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에 따라 개소 이후 현재까지 200여 명이 재취업에 성공하는 등 제주지역 일자리 창출에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
강수영 제주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 소장은 “중장년층의 인생 이모작을 위해서는 스스로 재취업(생계형·경력형·사회참여형)과 창업, 사회공헌, 귀농귀촌형을 구분해 가장 필요한 부분을 정하고 그에 따른 준비를 해야 한다”며 인생 2막을 위한 설계 방안을 제시했다.
▲ 50대 이상도 인턴사원이 될 수 있다고?
50세 이상의 장년층도 인턴사원으로 재취업할 수 있다. 눈높이를 낮춰 적극적인 의지를 갖고 도전한다면 재취업의 길은 언제든지 열려 있다. 장년 취업 인턴제가 있기 때문이다.
장년 취업 인턴제는 만 50세 이상 장년에게 중소기업의 인턴 기회를 통해 일자리를 제공하는 제도를 말한다.
지원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면 인턴 기간(최대 4개월) 동안 전일제는 월 임금의 50%, 시간선택제인 경우 월 임금의 60%를 지원한다.
인턴 종료 후 정규직으로 채용하는 경우 전일제는 월 65만원씩, 시간선택제는 시간에 비례해 6개월간 정규직 전환 지원금을 지원하며 1인당 최대 710만원을 지급한다.
여기에 정규직 전환 지원금은 전환 2개월 경과 후 65만원을 지급하고, 7개월 경과 후 325만원을 일괄 지원한다.
인턴 참여 신청 자격은 구직자인 경우 만 50세 이상(1964년 12월 31일 이전 출생자 포함) 장년 미취업자로, 지원 대상 기업은 고용보험법상 우선 지원 대상 기업이며 상시근로자 5인 이상 사업장이다.
비영리법인이나 단체도 상시근로자 5인 이상으로 고용보험법상 우선 지원 대상 기업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 가능하다.
지원 규모는 해당 기업 고용보험 피보험자수의 40% 이내에서 인턴 채용이 가능하며, 이를 희망하는 기업은 장년 취업 인턴제 홈페이지나 제주중장년일자리센터 방문을 통해 신청 가능하다.
▲ 기업·구직자 모두 만족하는 ‘장년 취업 인턴제’
“70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젊은 직원들 보다 더 책임감을 가지고 일을 하시는 모습을 보니 장년 취업 인턴제를 통해 채용하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허영범 한강산업 대표는 장년 취업 인턴제에 참여해 직원을 채용한 후 어떻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주변의 권유로 장년 취업 인턴제 참여 기업이 됐다는 허 대표는 “앞으로도 장년층을 추가로 고용할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장년층 직원들이 쉬는 시간에 몸을 풀 수 있도록 전신 안마기 등의 지원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치기도 했다.
아울러 “장년 취업 인턴제 지원 기간이 1년이다 보니 기업 입장에서는 조금 불리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최소 3년 정도는 차등 적용해서라도 지원해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장년 취업 인턴제를 통해 지난 7월 1일부터 한강산업에서 일하고 있는 양두훈(68)씨는 “제주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를 알게 돼 취업에 성공할 수 있었다”며 당당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재취업을 위해 이곳 저곳에 이력서를 냈지만 나이가 많은 것이 번번이 그의 발목을 잡았다. 그래서 그가 마지막으로 찾은 곳이 제주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였다.
양씨는 “제주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에서 재취업을 위해 적극적으로 도움을 줬다”며 “일을 하고 나서부터 하루하루가 즐겁고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취업을 희망하는 장년층이 있다면 장년 취업 인턴제를 적극 권유하고 싶다”며 “장년층의 취업 기회가 앞으로 더 많이 확대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제주매일 김동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