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 조정 힘들어" 9시 등교 반대 56%

이석문 교육감-서귀포 동지역 학부모 공개토론
찬성측 "수면시간 증가로 건강 증진·집중력 향상"
반대측 "출근시간 때문에 아침밥·대화 여유 없어"

2014-09-23     문정임 기자

진보교육감의 공약에 따라 일부 지역에서 추진중인 '9시 등교'에 대해 서귀포 동지역 학부모 대표단은 '적절치 않다'는 응답에 조금 더 기울어졌다.

그러나 반대 학부모의 상당수가 '9시 등교' 자체보단, 맞벌이 부모의 출근시간 조정 불가 등 사회 구조적 여건 미비를 반대 이유로 제시했다.

제주도교육청이 서귀포 동지역 거주 학부모 160여명을 대상으로 23일 서귀포칼호텔에서 개최한 교육감과 학부모와의 공개토론회에서는 앞서 교육청이 참석 예정 학부모를 대상으로 사전 진행한 설문조사결과가 발표됐다.

모두 153명의 학부모를 대상으로 지난 16~19일 진행된 이번 설문조사에서 '9시 등교'는 찬성 41%, 반대 52%로 반대가 조금 더 많았다.

'찬성' 학부모들은 ▲청소년들의 여유로운 아침(48%) ▲수면시간 증가에 따른 건강 증진 및 집중력 향상(31%) ▲아침시간 활용(10%) 등을 찬성 이유로 제시, 대체로 등교시간 연기에 따른 이점에 공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반대' 학부모들은 56%가 부모의 출근시간 조정 불가 등 '9시 등교'를 뒷받침할 여건이 갖춰지지 않았다는 이유를 꼽았다.

실제 이날 공개토론회 현장에서는 맞벌이 부모의 출근시간이 조정되지 않는다면 등교시간을 늦춰도 아침을 차려주거나 대화를 나눌 여유로운 상황이 만들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다수 제시됐다.

학부모들은 오히려 부모가 출근한 뒤 아이들 혼자서 학교갈 채비를 하거나, '9시 등교'로 인해 하교시간이 늦춰지면서 자녀들의 오후 일정 관리가 더 혼란스러워질 것을 우려했다.

이외 자녀들이 오전 여유시간을 게임이나 화장하는 데 악용할 수 있다는 의견, 9시 등교 추진시 오전시간 프로그램을 만들어달라는 의견 , 지역과 학교의 특성에 따라 학교 재량으로 자율적으로 결정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 등이 제시됐다.

이에대해 이석문 교육감은 "등교시간을 꼭 9시로 못 박기보다 아침을 못 먹을 정도로 이른 등교를 지양하는 범위에서 학교급별 지역별 상황에 맞는 결정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등교 시간 늦추기'에 대한 논의와 결정이 앞으로는 일선학교에서 이어져야 할 것을 시사했다.   [제주매일 문정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