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밤만 꾹참고 기다리면 과자 잔득 사들고 온대요
부모들의 한없는 사랑을 느끼며 구김 없이 자라는 아이들의 뒤에는 부모로부터 버림받은 아이들도 존재한다.
부모에게 버림받은 아이들은 고아원이나 쉼터 같은 집단 위탁시설에 맡겨지고 있다. 이 아이들은 마음에 상처를 안은채 부모가 자신을 찾아오리라는 생각만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문제는 이들이 해를 거듭할수록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제주지역의 지속적인 경기침체로 경제적인 자립능력이 부족한 편부, 편모 가정이 급증하고 있어 버림받는 아이들이 증가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제주도가정위탁지원센터(소장 김철남)에 따르면 지난 한해 위탁 아동수는 57명에 불가했다. 그러나 올들어서 3월 현재 111명으로 증가, 아이들이 위탁가정에서 양육·보호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지역의 끝을 알 수 없는 경제 불황이 부모로부터 사랑과 보호를 받으며 밝게 자라야할 어린이들의 맑은 웃음을 빼앗고 있는 것이다.
김철남 제주가정위탁지원센터 소장은 "부모로서 자식을 떼어놓는 것 만큼 가슴이 찢어지는 일은 없지만 경제불황으로 기본적인 생활조차 어려운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위탁을 신청하는 경우가 대부분을 차지해 마음을 아프게 한다" 며 씁쓸한 마음을 토로했다.
실례로 최모(32)씨는 잇따른 사업의 실패와 이혼으로 혼자서 정성을 다해 키우던 영훈이(7세.가명)와 영재(5세.가명)를 위탁가정에 맡겨야만 했다. 자식을 떼어놓는 것 만큼 천륜을 져버리는 가슴아픈 일은 없지만 고씨가 처한 상황에서 위탁신청은 불가피한 결정이었다.
하루하루 자신의 끼니는커녕 자식에게 과자 하나 조차 살수 없는 절망적인 상황에서 최씨가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위탁가정에 맡겨진채 보살핌을 받고 있는 영훈이 형제는 "열 밤만 꾹 참고 기다리면 과자를 잔뜩 사들고 온다" 는 엄마의 말을 철썩 같이 믿으며 그렇게 생활하고 있다.
자신의 아이를 남에게 맡겨야만 하는 부모들의 아픔과 그런 부모의 뒷모습을 말없이 바라 봐야하는 버림받은 아이들의 아픔은 비단 그들만의 것이 아닌 사회구성원 모두의 아픔이다.
"세상의 모든 아이들이 행복한 세상이 왔으면 한다"는 제주도가정위탁지원센터 김소장의 소망처럼 서로의 아픔을 어루만지고 관심을 기울여 어린이들이 봄 햇살을 맘껏 느끼며 뛰어 놀 수 있는 그런 환경이 하루 빨리 도래했으면 하는 바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