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관광객 가는 곳마다 무법 ‘꼴불견’

무단횡단은 예사···오물투기에 공공장소 흡연까지
경찰, 단속 손 놔···“표지판 설치 관련기관에 건의”

2014-09-16     김동은 기자

고모(39)씨는 최근 차를 타고 제주시 용담 해안도로를 지나던 중 아찔한 경험을 했다. 중국인 관광객들이 갑자기 차도 한복판으로 걸어 나오면서 하마터면 사고가 날 뻔했기 때문이다.

고씨는 “그 날 생각만 하면 아직도 심장이 벌렁거린다”며 “횡단보도도 없는 차도에 느닷없이 나타나면서 급브레이크를 밟아야만 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최근 제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관광객들의 무질서 행위가 끊이지 않으면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하지만 적극적인 단속 활동은 물론 무질서 행위 금지 표지판 설치도 이뤄지지 않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6일 오전 제주시 용담 해안도로 인근의 한 찜질방 앞. 제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늘어나고 있는 것을 나타내듯 수백명의 중국인 관광객들이 눈에 띄었다.

이날 중국인 관광객들은 횡단보도가 아닌 곳에서 무리를 지어 무단횡단을 하는가 하면 차량들이 주행하고 있는 데도 망설임 없이 길을 건너는 장면이 목격됐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일대를 지나는 차량들이 미처 대비하지 못하고 갑작스럽게 급정거를 하는 등 위험천만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실제 지난달 22일 용담 해안도로에서 한모(54)씨까 운전하던 승용차량과 임모(24)씨가 몰던 승용차량이 추돌하는 사고가 발생해 7명이 부상을 입었다.

당시 승용차 운전자는 도로를 무단횡단하던 중국인 관광객들을 급하게 피하려다 사고가 난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다른 행인들의 시선은 아랑곳 않고 오물을 버리는가 하면 공공장소에서 거리낌 없이 담배를 피우기도 했다.

상인 박모(57)씨는 “중국인 관광객들의 무질서 행위가 끊이지 않고 있지만 단속 활동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더욱이 무질서 행위 금지 표지판도 없는 등 사실상 방치되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시 연동 제원사거리 등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지만 경찰은 단속 범위가 광범위한 데다 인력도 부족하다 보니 효과적인 단속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주로 몰리는 지역을 중심으로 단속·계도 활동을 펼치고 있다”며 “무질서 행위 금지 표지판 등 시설물 설치도 관련기관에 지속적으로 건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매일 김동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