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진료제'의 문제

2005-05-02     제주타임스

 제주대 병원이 이달부터 도입키로 한 선택진료제에 대해 반대의 목소리가 거센 모양이다.
 선택진료제는 개정된 의료법에 따라 지난 2000년 10월 시작된 것으로, 환자나 보호자의 특정 의사에 대한 선택권을 보장해 질 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취지로 시행되고 있다. 도내에서는 이번 제주대 병원이 처음이다.
 선택진료제는 그 취지로만 본다면 바람직한 측면이 없지 않다. 현행 선택진료비가 건강보험제도의 획일성과 보편성을 보완해 고급진료를 원하는 환자의 욕구를 충족시켜 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왜 각계 단체 등이 반대하는 것일까. 첫째 이유는 의료비 부담이 가중된다는 데 있다. 현애자 국회의원(제주출신 비례대표)은 그의 성명에서 이 제도를 도입하면 진료비가 현행보다 20∼100% 더 나온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민주노동당 제주도당도 선택진료를 받을 경우 일반진료비보다 180% 가량 비용이 증가한다는 셈 법을 내놓고 있다.
 그렇다면 선택진료를 받지 않으면 될 것이 아니냐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이 글자 그대로의 ‘선택’이 아니라 울며 겨자 먹기 식의 ‘필수’로 변질될 우려가 있으니 문제다.

서울의 경우 환자의 사전 동의를 받지 않고 선택진료비를 부과하거나 선택진료를 신청한 의사 외에 다른 의사의 이름으로 선택진료비를 부과하는 경우가 많다는 일부 시민단체들의 주장은 이를 뒷받침해 준다.
 물론 이에 대해 제주대 병원은 우려하지 말라고 말한다. 선택진료제가 도입돼도 다른 지방에 비해 진료비 부담률이 적을 뿐 아니라 이를 통해 의료환경과 질을 개선, 대학병원의 역할을 다할 것이라는 다짐으로 반대의 소리를 일축하고 있다.

 어쨌거나 선택진료제에 대한 논란이 있는 만큼 당장 폐지가 곤란하다면 대폭적인 보완 개선을 통해 의사나 병원의 수익 창구로 악용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