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타워 고도 '낮추는 방향' 정리 가능성

녹지그룹 측 장위량 녹지회장 발언 취지 확인
"무리한 사업 추진 않고 제주도정과 合 맞춰갈 것"
"사업 발 뺄수도 있다"…투자철회 '은근 압력'도

2014-09-04     고재일 기자

(속보)=제주시 노형로터리 인근에 추진되는 초고층빌딩 ‘드림타워’ 고도문제와 관련해 해석이 분분한 가운데, 지난 달 18일 중국 뤄디그룹(綠地集團, 이하 녹지그룹)의 장위량(張玉良) 회장 발언에 대한 제주도의 ‘해석’(본지 9월 3일 3면 보도)이 다소 힘을 얻고 있다. “드림타워 관련 동화투자개발을 최대한 설득하겠다”는 당시 장 회장의 발언은 고도를 낮추기 위한 취지의 내용에 가깝다는 것이다.

중국 녹지그룹의 한 고위관계자는 최근 본지와의 전화 통화에서 동화투자개발이 지난 2일 “(녹지그룹이 동화투자개발과 드림타워) 건물 높이를 낮추기로 협조 약속했다는 일부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는 반박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이 관계자는 “녹지는 중국의 국영기업인 만큼 다른 나라에서 사업을 추진하며 해당 정부와 대립하면서까지 무리한 사업을 추진하려는 의지가 추호도 없다”며 “회사가 원희룡 제주도지사와 합(合)을 맞춰가고 싶은 입장은 맞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원 지사와 장 회장의 발언 취지는 고도를 낮추자는 접근이었는데 우리가 그 땅의 소유자가 아닌 만큼 이래라 저래라 할 수는 없었다”며 “사실 (고도를 낮추는 논의를) 해보려고 했으나 동화 측이 반대하기 때문에 중간에 애매한 입장이 됐다”고 설명했다. 지상 218m 높이(56층)의 드림타워 고도를 낮출 수도 있었음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이 관계자는 “드림타워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될 경우에는 발을 뺄 수도 있다”며 동화투자개발과 거리를 두는 듯한 인상을 보이기도 했다.

동화투자개발은 2일 보도자료에서 “장 회장의 ‘녹지그룹이 드림타워 사업과 관련 동화투자개발을 최대한 설득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언급한 것이 고도를 낮추기로 합의했다는 식으로 해석되고 있으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녹지그룹 장 회장의 발언 취지는 “‘자연과 문화를 보전하며 개발하기 위해 (동화개발과) 협의하겠다는 의미”라는 것이다.

반면 제주도 관계자는 당시 이 발언을 원 지사가 지난 7월 31일 밝힌 개발사업과 관련한 ‘가이드라인’을 녹지 측이 수용해 고도를 낮추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해석해 진실공방을 벌여왔다.

이에 대해 동화투자개발 관계자는 “동화투자개발과 녹지그룹이 사업파트너인 만큼 동화 측이 일방적으로 보도 자료를 작성해 언론에 배포했겠느냐”며 “혹시 오해가 있을까봐 중국 녹지그룹 본사의 검토를 다 거치고 나간 자료이니 만큼 녹지의 공식입장은 고도 문제를 재논의 하겠다는 것이 아니다”라고 재반박했다.

지난 달 18일 녹지그룹의 장위량 회장은 원희룡 제주도지사의 “녹지그룹이 제주가치를 발견하고 성공한 기업이 되도록 적극 지원하겠다”는 말에 대해 “드림타워 사업과 관련해 동화투자개발을 최대한 설득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제주매일 고재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