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귤대책 의견 주세요”...도의회 뒷북 의정 ‘눈총’

2014-09-02     고재일 기자

제주도의회가 오는 4일부터 이틀 동안 제주감귤 종합대책 마련에 따른 의견 수렴에 나선다. 일각에서는 이번 의견 수렴에 대해 행정이 이미 대책을 마련한 상황에서 의회가 면피성으로 벌이는 행사가 아니냐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2일 제주도의회(의장 구성지)에 따르면 농수축지식산업위원회(위원장 박원철) 소속 의원 7명이 오는 4일과 5일 이틀 동안 각각 서귀포농업기술센터와 제주농업기술센터를 찾아 순회 간담회를 개최한다. 이번 간담회에는 도의원 외에도 도청 농축산식품국장과 감귤특작과장, 행정시 감귤 관련 공무원 등이 대거 참석한다.

도의회는 이번 순회 간담회가 제주도가 전날 ‘제주감귤 품질기준 규격 개선 종합대책’을 마련함에 따라 재배 농가의 의견을 듣고 이를 유통정책에 반영하기 위한 것으로, 조례 개정에 앞서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라고 설명하고 있다.

문제는 이번 간담회를 바라보는 일부 감귤 농가들의 시선이 그리 곱지 않다는 것이다. 한 농민은 “이미 제주도가 1번과 상품화를 다 결정한 상황에서 무슨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것”이냐며 “이런 식으로 정책이 결정된 후에 의회가 의견수렴을 벌인다면 그것이야말로 보여주기식 의정이 아니고 무엇이냐?”고 반문했다. 또 다른 농가에서는 “1번과 마저 상품으로 허용될 경우 과잉생산에 따른 가격폭락사태가 발생하면 대책이 없다”며 “행정정책에 꾸준히 문제를 제기해야 할 도의원들이 꽁무니만 졸졸 쫓아가고 있다”고 꼬집었다. [제주매일 고재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