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덕꾸러기' 중국 피난선 기념관 결국 철거 전망
제주시 누전 등 사고위험 따라 출입통제…안전진단 후 철거 추진
건설 당시부터 부정적 시각…관광객 외면 혈세만 낭비 비난 지적
제주시는 1일 산지천 하류에 시설된 중국피난선 관람을 잠정 중단하고, 해당 시설물에 대한 안전진단 등을 걸쳐 철거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찾은 피난선 기념관의 상태는 제주시의 발표보다 심각했다. 누수에 따른 누전으로 불이 꺼진 기념관 1층은 을씨년스런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고, 기념관 2층 간판 곳곳에는 커다란 균열이 생겨, 장기간 방치 수준이었음을 느낄 수 있었다.
현장에서 만난 기념관 관리인은 “2012년부터 누수가 시작되더니, 지난해부터는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해 졌다”면서 “더구나 탐라문화광장 조성 계획이 발표된 이후에는 이 시설물 보수를 위한 예산도 나오지 않아 관리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제주시는 시설 노후에 따른 누수가 심각한 수준으로 누수로 인한 누전 등에 따른 화재 위험이 있어 안전사고 예방 등을 위해 운영을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중국피난선 기념관은 1950년 중국의 정치적 혼란 당시 난민들이 70t급 범선(해상호)을 이용, 산지천에 정박하면서 피난처로 이용하던 장소로서 2002년 제주시가 예산 22억원을 투입, 중화권 관광객 유치를 목표로 당시 생존자들과 후손의 증언을 토대로 재구성해 전시공간으로 조성됐다.
무료 기념관으로 운영됐지만, 당초 취지와 달리 중국인들에게 부정적인 이미지를 준다는 여론 등으로 중국인 관광객들이 외면하고, 국내 관광객들의 발길도 뜸해 재정상 어려움을 겪었다.
이와 관련, 문경삼 문화예술과장은 “해당 시설물의 구조가 노후되고, 누전 등에 따른 안전 위험 요소가 임시조치로는 해소되기 어려운 상태”라며 “해당 지역은 탐라문화광장 조성계획상 ‘산포광장’ 조성이 예정된 만큼, 중국피난선을 철거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주매일 박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