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위 투자사업 결국 '좌초'

흥행 참패·투자 취소·제작 무산 등 사례 속출
도의회 관련 예산 전액 삭감 '결국 없던일로'
애매한 사업 초점 스스로 실패 조장 '뒷말'만

2014-08-19     박수진 기자

[제주매일 박수진 기자]전국 첫 지자체 영화 투자사업인 (사)제주영상위원회(이하 영상위)의 '제주로케이션 영상물 제작지원 사업'이 시행한지 2년만인 지난해 말 폐지된 가운데, 그 원인이 영상위의 방점 없는 사업추진이었다는 지적이 뒤늦게 나오고 있다.

영상위는 '제주 홍보'등을 이유로 2012년부터 제주에서 90%이상 촬영하는 영화에 일정액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 사업은 영상위가 영화 제작비 일부를 지원해 관람객수가 일정 기준을 초과할 경우 지원금을 거둬들이는 방식이다.

영상위는 이에 따라 2012년 영화 '히어로'에 1억 5000만원을, 영화 '겁나게 평범한 패밀리'에 2억 5000만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2013년에는 영화 '플라이 하이'와 '아일랜드'에는 각각 8000여만 원을, 'Love of happyless'에는 9000여만 원을 지원키로 결정했다.

하지만 영화 '히어로'는 전국 누적관객수가 3만 명에도 못 미치는 등 흥행에 참패했으며, '겁나게 평범한 패밀리'는 투자사를 확정하지 못한데다 출연배우도 캐스팅 되지 않으면서 투자가 취소됐다. 영화 '플라이 하이'와 '아일랜드'는 촬영을 마쳐 조만간 개봉을 앞두고 있지만, 영화 'Love of happyless'는 시나리오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난항'을 겪다 결국 제작 자체가 무산됐다.

이처럼 사업이 빛을 보지 못하는 사례가 속출하자, 제주도의회에서도 관련 예산을 전액 삭감하면서 결국 이 사업은 폐지됐다.

이를 두고 도내 영화계에서는 영상위가 사업의 초점을 애매하게 잡음으로써 스스로 실패를 조장했다는 '뒷말'이 무성하다.

'투자'를 통한 '회수'에 방점을 뒀다면 영화 자체의 흥행성에 더 무게를 뒀어야 했고, 제주를 '홍보'한다면 애초 '투자'라는 개념을 사업에서 제외시켰어야 했다는 것이다.

도내 독립영화계 관계자는 "영화 제작이 한번 무산된 경우가 있으니 (2013년에는)'흥행'에 초점을 맞출 것인지, '제주홍보'에 초점을 맞출 것인지 등 보다 심사 기준을 명확하게 한 뒤 영화를 선정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제주영상위원회 관계자는 이와 관련 "영화계는 워낙 변수가 많다보니, 제작이 무산되는 경우도 다반사"라며 "투자 사업은 더 이상 진행하지 않지만, 제주출신 감독들에게 제작비 일부를 지원해주는 제주다양성영화사업 등은 계속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