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기가 고장"택시 카드결제 기피 '여전'
뻔한 핑계 관광 이미지 먹칠…개인이 더 심해
道, 소액결제 지원금 확대 정책 불구 효과 미미
[제주매일 윤승빈 기자]지난해부터 도내에서 운행중인 모든 택시에 카드결제기가 설치됐지만 일부 기사들이 카드 결제를 거부, 제주관광 이미지에 흠집을 내고 있다는 지적이다.
제주시 동문로에 거주하는 박모(30)씨는 지난 10일 택시를 타다가 황당한 경험을 했다. 목적지인 제주시청에 도착한 후 부과된 3600원을 카드로 결제하려고 하자 택시기사가 이를 거부 한 것.
당시 택시기사는 “카드기가 고장났다”라는 말과 “원래 4000원 이하는 카드 결제하는 게 아니다”라고 짜증을 내기도 했다.
박씨는 “지난해부터 도내 모든 택시에 카드 결제가 가능하다고 듣고 카드 결제를 요청했으나 거절 당해 황당했다”면서 “도민이 아닌 관광객이 이런 상황을 겪는다면 제주관광 이미지에 타격을 입지 않겠느냐”라고 지적했다.
당초 제주도가 택시 기사들이 카드결제를 기피하는 것을 우려, 소액결제 지원금을 확대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지만 효과를 거의 못보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카드 결제 수수료의 전액이 아닌 일정 부분만 지원해 주기 때문에 여전히 택시 운전수들이 이를 부담스러워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 세금을 신고할 때 등에서 자신의 소득을 낮추기 위해 현금만 받는 기사들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현상은 법인 택시보다 개인 택시에서 더 자주 발생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도내 A법인택시 관계자는 “법인 택시 기사들의 경우, 브랜드 이미지를 신경 써야 하기 때문에 카드 기피 등 민원이 발생할 만한 소지를 거의 만들지 않는다”면서도 “개인 택시 기사들은 자신의 재량에 따라 모든 걸 결정할 수 있어 이를 막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지만 제주도는 카드 기피 택시를 파악하지 못하는 데다, 계도 관리에 대한 기준도 마련하지 않는 등 소극적인 대응으로 일관해 빈축을 사고 있다.
제주도 관계자는 “카드 기피 택시에 대한 파악은 민원인을 통해 파악할 수 있는데, 확인해보면 대부분 기계고장 등 거짓말을 한 경우”라면서 “민원이 들어올 경우 해당 기사들을 교육하는 등 계도 활동을 통해 처리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