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 대학' 살려야 합니다

2005-04-28     제주타임스

제주산업정보대학은 1973년 제주실업전문학교로 출범한 도민의 대학입니다.
조국 근대화의 기치 아래 국가와 지역발전의 기둥이 될 중견 전문인 양성을 목표로 고고의 소리(呱呱之聲)를 울린 이 대학은 올해 3월로 개교 32주년을 맞이하였습니다.
서른 두 해가 넘는 오랜 역사와 전통을 지닌 대학인 것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지방 사립대학이 그렇듯이 본 대학도 숱한 우여곡절을 겪어 왔습니다.
경영을 총 책임지고 있는 학교법인이 부도사태와 운영비리 등으로 대학을 오히려 곤경에 빠뜨리고 말았습니다. 이로 인해 대학재정은 부실하고 교육부의 각종 지원대상에서도 제외되는 어려움을 당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 2000년 당시 학장이던 김모씨의 거액 교비횡령사건 이후 대학은 총체적인 난관에 봉착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역경을 극복하고 새로운 대학으로 거듭나기 위해 제주산업정보대학은 지난해 12월 탐라대학교와의 통합을 선언, 이를 적극 추진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양 대학은 ‘통합’이라는 대역사(大役事)를 성사시킴으로써 국제자유도시와 지역발전을 선도하는 전문인력을 양성, 명실 공히 도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지역사회중심대학으로 재 탄생하고자 중대결단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이렇듯 양 대학의 통합의지가 순수하고 진지했기에 많은 도민들이 지지와 응원을 보내주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 큰 걸림돌이 생기고 말았습니다.
이 대학을 이토록 궁핍하게 만든 장본인인 김 전학장이 통합을 핑계삼아 아무런 보상 없이 그냥 운영권을 행사하려 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는 누구입니까.
제주산업정보대학의 교비 185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형사처벌을 받은 사람입니다. 그가 이른바 ‘횡령’했다는 거액은 어떤 돈이겠습니까.

우리 학생(졸업생)들이 낸 등록금입니다. 학부모의 피땀어린 보화요, 도민들의 귀한 재산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 돈 한푼 내지 않고 학교를 접수하려 하고 있습니다. 적반하장도 유분수입니다.
물론 한 번의 범법만을 가지고 사람을 평가하려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인간은 누구나 실수를 저지를 수 있습니다.

다만 잘못을 했으면 그에 따른 대가는 어떤 방법으로든 반드시 치러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제주산업정보대학의 교비횡령사건에 관한 한, 구속과 집행유예만으로 면죄되거나 면책될 수는 없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았으면 합니다.
말과 글로서 용서를 구하는 척 하는, 삼척동자도 웃어버릴 그런 형식적인 것으로는 아니 됩니다.

행동으로 나타내야 합니다. 횡령액을 보전하고 구성원과 도민들이 믿을 수 있는 도덕적인 진실 된 모습을 보여줘야 합니다. 아울러 교육자적 양심과 자질을 갖추어야 합니다.
 제주산업정보대학은 그 힘들었던 시기에 제주인의 손에 의해 설립된 학교입니다.
그리고 30여 년의 긴 세월 속에 3만5천 여의 인재들을 배출하였습니다. 이들은 지금 우리 사회 곳곳에서 묵묵히 일하며 고장의 발전에 크게 이바지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제주도개발에 박차를 가하던 70·80년대 우리 대학 출신들의 활약과 업적은 가히 칭송할만하다 하겠습니다. 그래서 이 대학을 ‘도민의 대학’이라고 감히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이제 제주산업정보대학은 어느 개인이나 특정 집단의 대학이 아닙니다. 우리 제주도민들의 대학입니다. 바로 이 대학이 지금 대통합을 이루고 지역사회와 나라에 헌신하려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혁신적인 사업에 사익(私益)은 배제되어야 합니다. 교육은 국가백년대계(百年大計)입니다.
어디까지나 투명하고 도덕적이어야 합니다.

도민 여러분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간곡히 당부 드립니다. 제주산업정보대학은 진리와 정의만을 추구함으로써 비교육적인 제반 요소들을 제거하고 도민의 성원에 보답하는 명문대학으로 새롭게 출발할 것을 천명하는 바입니다. 도민의 대학, 제주산업정보대학을 기필코 반석 위에 올려놓아야 합니다.  

이 용 길 제주산업정보대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