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공항은 이틀째 ‘인산인해’
특별기 불구 좌석 ‘하늘의 별’

2014-08-04     김동은 기자

[제주매일 김동은 기자] “도대체 언제까지 공항에서 이렇게 기다리고 있어야 하는 건지 모르겠네요.”

태풍 ‘나크리’의 영향으로 대규모 결항 사태가 빚어지면서 극심한 혼잡을 빚은 제주공항은 연이틀 발이 묶인 승객들로 북적거렸다.

4일 제주국제공항 출발 대합실에는 지난 2일에 이어 3일에도 제주를 빠져나가지 못한 승객들이 각 항공사 발권 카운터에 몰리면서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특히 여름 휴가의 절정을 맞아 예약 승객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항공권을 구하지 못한 일부 결항 승객들은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김기홍(31·부산)씨는 “부산행 항공편이 이틀 연속으로 결항되면서 대기 중인 상황”이라며 “언제쯤 항공권을 발급 받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에 따르면 제주국제공항은 지난 2일 대규모 결항 사태에 이어 3일에도 부산·광주·여수·울산 등 제주기점 26편(출발 15편·도착 11편)이 결항됐다.

더욱이 특별기가 투입됐지만 공급 좌석이 결항 여객 수요에 미치지 못해 4200여 명의 승객이 연이틀 제주공항에 발이 묶였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대규모 결항 사태 이후 공항 내에서 잠을 잔 승객은 지난 2일 800명, 3일 530명 등 모두 1330명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운항 편수와 처리 실적은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제주공항은 지난 3일 576편을 운항했고, 처리 여객 수도 사상 최초로 하루 10만 명을 돌파하는 등 10만2782명을 기록했다.

또 이날 제주공항을 운영한 총 18시간 중 대부분인 10시간 동안 항공기 운항을 위한 슬롯(SLOT·시간당 항공기 이·착륙 횟수)은 한계 횟수인 34회 이상 운영되는 등 활주로 포화 수준을 넘기도 했다.

슬롯은 항공기가 이·착륙해 계류장을 이동하는 시간으로, 슬롯 한계 횟수인 34회는 항공기가 1분45초마다 이·착륙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공항공사 제주본부 관계자는 “여름 휴가의 절정을 맞아 많은 피서객들이 제주를 찾았다가 태풍으로 발이 묶였다”며 “이날까지 남은 승객들을 모두 수용할 수 있어 5일부터는 공항 운영이 정상화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