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판으로 변한 산지천 분수광장 치안 '실종'

산지천·탑동광장 인근 초저녁부터 '눈살'
취객 행패 극심…주변 시민에 시비·폭행도

2014-08-03     윤승빈 기자

[제주매일 윤승빈 기자]여름철 무더위가 계속되는 가운데 산지천 일대 등 노숙인 인구가 급증, 주폭이 번번이 일어나면서 치안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1일 늦은 밤 산지천 인근 분수광장에는 술에 취한 노숙인들로 가득차 주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들은 제각기 모여 술판을 벌이고 있었으며, 일부 노숙인들은 잔뜩 술에 취해 고성을 터뜨리기도 했다.

상황은 인근 산지천 다리위와 탑동광장 역시 마찬가지. 일부 노숙인들은 초저녁부터 술을 마시며 늦은 밤까지 이곳 치안을 위협하고 있었다.

심지어는 작은 시비가 붙었는지 말싸움을 하는 노숙인들도 있는가 하면 지나가는 주민에게 시비를 거는 이들도 있었다.

이곳 일대의 노숙인들이 치안을 위협한건 최근일이 아니다. 지난 4월에는 50대 노숙인이 산지천 인근 분수대에서 술에 취해 상습적인 무차별 폭행을 벌인 바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별다른 이유 없이 술에 취한 채 동료 노숙인을 폭행, 숨지게한 40대가 실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이런 상황을 막기 위해 제주시는 지난달부터 노숙인 보호대책을 마련, 오후 11시까지 현장대응을 통해 노상음주, 노상방뇨, 구걸행위 등을 계도한다고 밝혔지만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제주시 동문로에 거주하는 주민 이 모(34)씨는 “초저녁부터 술을 마시는 노숙인들이 밤이 되면 고성방가를 하거나 시비를 거는 등 위협적인 행동을 많이 한다”면서 “여성 같은 경우는 특히나 위험해 산지천 일대를 지나다니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이곳 일대의 치안을 담당하는 제주동부경찰서 중앙지구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주기적인 순찰을 통해 계도활동을 벌이고는 있지만 여전히 노숙인과 관련한 민원이 자주 들어온다”며 “이 중 상당수가 술에 취해 폭력을 저지르는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에서도 노숙인 주폭문제를 인지하고 있고, 인근 주민들 또한 불안에 떨고 있지만 정작 노숙인들이 술을 먹고 폭력을 휘두르는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하고 있어, “언제 무슨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무법지대”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