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나크리' 제주 곳곳 생채기 남기고 북상

주택파손 등 피해 잇따라…항공기 운항 점차 정상화

2014-08-03     진기철 기자

[제주매일 진기철 기자] 제 12호 태풍 ‘나크리’의 직접영향에서 벗어나면서, 강풍과 비가 잦아 들었지만, ‘나크리’는 도내 곳곳에 크고 작은 피해를 남기고 지나갔다.

3일 기상청에 따르면 ‘나크리’는 이날 오전 9시 소형 태풍으로 약해진 가운데 서해안을 따라 북상하고 있다. 나크리는 수온이 낮은 서해로 들어가면서 에너지를 잃어 중심기압이 985헥토파스칼(hPa), 중심 부근 최대 풍속이 초속 22m인 약한 소형 태풍으로 규모가 줄었다. 나크리는 이어 북북동진을 하다 5일 열대저기압으로 바뀔 전망이다. 

제주를 강타한 ‘나크리’는 크고 작은 피해를 안겨줬는가 하면 제주의 하늘길과 바닷길을 모두 막아놨다.

지난 2일 서귀포시 안덕면의 한 펜션 지붕이 파손돼 이곳에 머무르던 관광객 40명이 인근 체육관으로 긴급 대피했는가 하면, 주택 유리창 등이 파손되면서 상해를 입는 사고도 발생했다.

이와 함께 서귀포시 남원읍과 제주시 구좌읍, 우도 일대 1600여 가구가 정전피해를 입기도 했다.

이 외에도 신호등이 파손되고 가로수가 전도되는 등 35건의 크고 작은 피해가 접수됐다.

태풍 ‘나크리’로 인해 지난 2일 제주기점 항공기는 411편(국제선 30편, 국내선 381편)이 결항돼 93.6%의 결항률을 보였다. 3일에는 태풍의 직접 영향권에서 벗어나면서 점차 정상화를 되찾았다.

하지만 제주와 다른 지방을 잇는 6개 항로의 여객선과 마라도 등 부속도서를 연결하는 도항선 운항은 여전히 통제된 상태다.

한라산에는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다.

지난 1일부터 이날 오전 6시 현재까지 한라산 윗세오름에는 1480㎜(2일 1182㎜)의 비가 내렸다.

2일 윗세오름 강수량은 한라산(윗세오름·진달래밭)에 자동기상관측장비(AWS)가 설치된 2002년 12월 이후 일 강수량으로는 최다 기록이다. 역대 한라산 일 강수량 최다 기록은 태풍 메기가 내습한 2004년 8월 18일의 878.5㎜(윗세오름)였다.

또 진달래밭 1055㎜(2일 840.5㎜), 어리목 786㎜(2일 620㎜), 성판악 565㎜(2일 430.5㎜) 등 산간을 중심으로 많은 비가 내렸다. 이 외에 제주 124㎜, 서귀포 164.5㎜, 성산 90.2㎜, 고산 42.9㎜의 누적 강수량을 보였다.

기상청 관계자는 “4일에는 서해상에 위치한 ‘나크리’의 영향을 받다가 점차 약화된 열대저압부의 영향을 받겠다”며 “바다의 물결도 오전에는 최고 4m까지 매우 높게 일다가 오후들어 최고 2.5m로 점차 낮아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