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생 술판…대학로는 미성년 음주 '천국'

제주시청 일부 주점 신분증 검사 안해…탈선 '우려'

2014-07-31     윤승빈 기자

[제주매일 윤승빈 기자]제주시청 대학로의 일부 주점들이 신분증 확인을 전혀 하지 않아 청소년들의 탈선장소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단속당국은 인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사실상 단속에 손을 놓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30일 늦은 저녁 제주시청 대학로에서는 대학생들과 퇴근한 직장인 등이 서로 어우러져 술을 마시고 있었다.

그런데 이들 중에는 방학을 맞은 고등학생 등 미성년자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찾은 곳은 대학로에 위치한 주점인 A업소. 이 주점은 신분증 검사를 하지 않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청소년들 사이에서 A업소는 “술을 마실 수 있는 공간”으로 유명할 정도다.

더구나 A업소 외에도 신분증 검사를 하지 않는 곳은 수 없이 많아, 청소년들 사이에서 서로 공유되고 있는 실정이다.

신분을 밝히지 않겠다는 고등학생 B(18)군은 “친구들과 함께 어울려 술을 마실 땐 항상 가는주점이 정해져 있다”며 “신분증 검사를 하지 않는 업소들을 파악해 1차, 2차, 3차 순으로 다닌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불구하고 대학로의 미성년자 음주 단속을 담당하고 있는 제주동부경찰서는 손을 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동부경찰서 오라지구대 관계자는 “야간에는 인력이 없어 수시로 출동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미성년자가 술을 마시고 있다는 신고가 들어올 경우에만 출동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결국 인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불시검문 등 수시 단속 활동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셈이다.

특히 영업정지 등 불이익을 우려, 업소 주인들은 미성년자가 술을 마시고 있는 것을 인지하더라도 신고를 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악순환은 반복되고 있다.

이에 따라 미성년자 탈선을 막기 위한 경찰의 보다 적극적인 단속은 물론 주변의 관심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