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정신적 괴롭힘으로 ‘진화’

2014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
언어폭력·따돌림·스토킹·사이버괴롭힘 증가

2014-07-30     문정임 기자

[제주매일 문정임 기자] 학교폭력 양상이 신체 폭행에서 정신적 괴롭힘으로 옮겨가고 있다.

예전에는 학교 인근에서 힘이 약한 학생을 불러 때리거나 금품을 빼앗는 유형의 폭력이 많았던 반면 최근에는 언어폭력과 따돌림, 휴대전화 괴롭힘 등 정신적 학대 유형이 늘고 있다.

제주도교육청이 지난 3월 24일부터 4월 30일까지 제주지역 4학년부터 고교 3학년까지의 학생 6만6328명을 대상으로(6만2184명 응답, 93.8%) 피해·가해·목격 경험 등 5개 영역에 대한 2014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를 벌이고 2013년 1~2차 조사 결과와 비교한 결과를 30일 발표했다.

그에 따르면 ▲'신체폭행'은 13.0%(2013년 1차)에서 12.4%(2014년 1차) ▲'강제적 심부름'은 7.8%에서 5.1% ▲'금품갈취'는 12.7%에서 9.8%로 각각 감소했다. 

반면 ▲'언어폭력'은 33.2%에서 35.3% ▲'집단따돌림 및 괴롭힘'은 14.5%에서 15.6% ▲'스토킹'은 8.1%에서 9.7% ▲'사이버 괴롭힘'은 7.3%에서 7.8%로 소폭 증가했다.

이 같은 경향은 실제 제주도교육청에 접수된 근래의 학교폭력 형태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2012년 1월부터 2014년 5월까지 발생한 제주지역 초·중·고 학교폭력 유형별 현황에 따르면 '폭행'은 102건(2012)·89건(2013)·27건(2014.1~5월)으로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갈·금품갈취'도 41건·34건·8건으로 줄었다. 반면 따돌림은 2012년 7건·2013년 8건에 이어 올 상반기에만 6건으로 지속적인 발생 양상을 보였다.

김장영 학교생활문화과장은 "눈에 띄는 유형은 줄고 은밀한 유형은 늘고 있다"며 "학교폭력에 대한 가정·학교·사회의 전방위적 관심이 필요한 이유"라고 설명했다.